끄적임 : 여행의 이유

여행의 시작은 비행기가 두둥실 떠오르는 느낌으로부터

by 외계인


당신이 가장 기분 좋았던 여행이 무엇이었나요?


벚꽃을 질투하는 단비가 내리는 날, 카페아르바이트생의 게으름


사람들은 왜 여행을 좋아할까

사람들은 불안정함을 좋아하는 것일까

불확실함을 좋아하는 것일까


'집 나가면 개고생'


이 말처럼 여행이란 불확실함의 연속이다.

기차가 연착되거나, 가고 싶었던 가게가 금일 휴업이라던가.

계획대로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여행지에서는 낯섦을 마주하게 되고,

그들 중 대다수가 소수가 된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여행을 좋아할까.


일단, 나는 여행이 주는 해방감이 좋다.

새로운 천장을 바라보고, 내 손길이 닿지 않은 물건을 본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한 강박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제공되는 새로움은 쾌락으로 이어진다.

내 사고의 범주를 넘어서는 예측불가함,


이것이 나의 견문을 넓힌다.


이방인이라는 소수가 되기 때문에,

약자의 삶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되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 덕분에 사소한 배려를 느끼게 되고, 당연한 호의를 깨닫게 된다.


이것이 나의 견문을 넓힌다.








사람들을 왜 불확실함을 거금을 주고 사들이는 것일까.

이동사회에서 정착사회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어쩌면 DNA에 새겨져 있는 걸지도 몰라.


먼 옛날 초원을 떠돌면서 길러진, 떠돌이의 삶










작년에 어쩌다 본 사주에서 역마가 끼었다는 말을 들었다.


[역마살이 심하게 끼었네, 특히 어렸을 적에]

[그럼 안 좋은 건가요?]

[요즘에는 상관없어요. 외교관이나 해외취업 이런 쪽으로 일해봐요]


예전에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죽음을 맞는다는 살이었던 역마살,

사주에는 큰 흥미를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괜찮다는 말에 괜스레 가슴을 쓰려 내렸다.


그래서 내가 외계인인가.

돌아오는 길,

거꾸로 매달린 채, 들었던 말을 곱씹으며 다리를 뚱당 거렸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내가 무조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실제로 나는 그것들을 이용해서 내가 강제로 무엇인가를 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테면 나태 방지 장치인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이런 나 자신이 뿌듯하면서도, 불쌍해진다.

나태하면 안 되는 걸까

책생밑에 쪼그려 앉아 크게 소곤거려 본다.






초록빛 벚꽃축제소리를 들으며

FIN







p.s. 당신에게 여행이란?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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