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 거울

바람 한 점 없는 날의 수면은 거울처럼

by 외계인












몰아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그때 보았던 하늘이 사무치는 순간들이 있다.

저녁노을이 수없이 드리웠다가 사라지고,

하늘이 으로 갈라졌다가 합쳐진다.

난 무엇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한 폭의 수채화와 같았던 순간의 아련함일까.

그 하늘 아래 서있는 어린아이 하나일까.












2월 윤달 때문인지,

길어지는 봄을 시샘하며

세차게 내린 비바람이 잦아들자

차갑고 축축한 공기가 공중을 메웠다

어느 센가 구름사이로 비치는 건조하고 뜨거운 태양빛 줄기

일부는 지면에 다다르지 못해 짙은 그림자를 그렸다.

천변에는 바람 한 점 맞아보지 못한 물이

잔잔한 수면에 겹쳐지는 파아란 하늘

내가 밟고 있는 것이 땅인가 물인가

내가 서있는 세계는 뒤집힌 세계

저 물 위에 있는 세상은 바로선 세상

세이렌의 노랫소리라도 들은 사람처럼

다가간다.

다가간다.

다가간다.

이제는 서있다는 사실마저 잃어버린 듯

발걸음을 내딛는다

어쩌면 내가 사는 이곳이 물 속일지도 몰라.

그래서 이리 숨 막혔던 것 일지 몰라.

ㅊ ㅓ

ㅂ ㅓ

사라진다















어렸을 적엔
거울 속에 또 다른, 똑같은, '나'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속에 보이는

나와 비슷하게 생긴 그 얼굴이

일그러질 때가 있다


절대로 손을 마주 잡을 수 없는 그 얼굴이

슬퍼 보일 때가 있다


나의 행동을 반대로 하는 그 얼굴이

싫어질 때가 있다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우는 그 얼굴이

불쌍해질 때가 있다.


그 얼굴과 나를 가로막는 한 겹의 유리가

야속할 때가 있다









p.s. 거울 속 자신과 눈을 마주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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