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혈>을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 검색어들이야. 하지만 이제 성스러운 이곳의 수호자 벚꽃들이 가고, 여름이 왔어! 다이어트 걷기 챌린지 중이라 해물탕, 국수도 그림의 떡이지.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오늘 엄마의 '목적 걷기'는 제주 역사의 시작 '삼성혈'!
주책맞게 매표소 보고 설렘 폭발!
'창문은 어디에 있지? 직원분은 어디에??' (잠시 당황)
아, 진짜 매표소는 조금 더 들어가야 나오는구나!
엄마는 도민이니까 50% 할인! 2000원 내고 입장!!
[가을인 듯 여름인 듯]
뭐지? 삼성혈을 통째로 전세 내 버린 이 기분은?
오우 신나!
고즈넉하고 가을 가을스러워서 초여름 날씨를 잠시 잊었지 뭐야.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으니 노래가 막 흘러나오는 거 있지?
'가을 타나 봐!'
정신 차렷! 오늘이 '하지'인데 엄마가 분위기 너무 잡는다. 그렇지?
<전시관>에 들어가 보자!!!
삼성혈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유적이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34호로 제주의 오래전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란다. 이 전시관에서는 '삼성혈의 신화'라는 애니메이션도 상영하는데 같이 봤으면 너희 깔깔깔 웃었을 것 같아.
지금으로부터 약 4,300여 년 전....
삼신인(三神人)인 고을나(髙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께서 땅에서 푸악~ 하고 거대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나는 장면, 벽랑국 공주님들을 맞이하여 혼례를 올리 기 전 '혼인지'에서 함께 목욕을 하는 장면 등이 신비하면서도 너희들 취향에 딱 맞을 것 같아서 엄마는 한참 웃었어.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생각나지? 너희 반에 고 씨, 양 씨, 부 씨가 유독 많은 이유 말이야. 제주에는 세 가지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말이지. 그 시조이신 삼신인이 용출되신 곳이 바로 이곳 삼성혈이란다.
가을 가을 한 길을 계속 걸어가 볼까?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참 좋아.
바람도 솔솔 숲에 온 것처럼 참 좋구나!
꽃이 예쁘면 잠시 쉬어가도 좋아.
이곳은 그렇게 바쁠 필요가 없는 곳이거든.
여기저기서 수국수국 웃고 있는 소리 들리니?
벚꽃이 떠나버린 자리는 제주 말로 '도체비 꽃'이라 부르는 수국의 웃음소리로 채워지고 있었어. 가을 세상에서 초여름 세상으로 시간 이동을 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신나서 막 뛰어다녔어.
조금 더 걸어가 볼까?
돌 위를 한 발짝 한 발짝 걸었어.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게 경쾌한 발걸음으로 말이야.
역사적인 구멍들이 있는 곳에 다다르기 전에 정성스러운 길들을 조금 걸어야 해. 엄마의 만보는 닐니리 만보 노래를 부르며 특별하게 올라가고 있었지.
먼나무, 녹나무 등 이름 모를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덥지도 않았어.
시원하고 자연스럽게 구멍들을 향해 가고 있었지.
[잠시 쉬기]
제향에 관한 모든 일을 맡아보는 집인 전사청 툇마루에 잠시 걸터앉았어. 가만히 앉아 지붕을 올려다보니까 말이야, 잠시 소나기가 내려도 좋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 토독토독 빗소리 들으면 참 좋을 것 같지?
앞에 보이는 건물은 '숭보당'이야. 유생들이 학업에 전념하는 집이라고 해.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기기 좋아. 앞에 있는 투호놀이도 괜히 해보고, 제기도 차 봤어. 역시 공부하다 하는 딴짓은 어른이 되어서도 재밌구나! 흠흠...
[드디어 삼성혈]
녹나무 뒤로 경건하게 놓여있는 세 개의 구멍 보이니?
안 보인다고?
그럼 조금 더 올라가서 볼까?
보인다 보여!
삼성혈!!
삼신인이 용출하신 곳!
'It was from these three holes that the three demi-gods emerged.'
까치 한 마리가 해설사처럼 따악 앉아서 잘 보고 가라고 당부하는 느낌이야. 이곳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절대 고이지 않는 성혈이라고 말해주는 듯- 꽤 절도 있어.
이곳에서 솟아나신 세 분은 수렵생활을 하다가 우마(牛馬)와 오곡의 종자를 가지고 온 벽랑국(碧浪國) 삼공주를 맞이하면서부터 농경생활을 시작하셨고, 점차 자손이 융성해져서 탐라왕국(耽羅王國)으로 발전하였다고 전해진단다. 제주도는 고려 시대에 합병되기 전까지 독립적인 왕국이었다는 거 잊지 마.
기회가 되면 삼신인이 도읍을 정하기 위해 화살을 쏘았다고 전해지는 살손장 오름, 그 화살이 박힌 자국을 볼 수 있는 삼사석에도 가보자. 그리고 벽랑국 공주와의 혼인 설화로 알려져 있는 혼인지도 가보자.
알고 보면 제주에는 신비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한 핫플이 참 많네.
[삼성혈 보너스_문화의 거리]
삼성혈을 몇 바퀴 휘휘 돌았어.
마법의 미로에 갇힌 것처럼... 잠시 길을 잃어도 좋고...
구경을 마치고 길 건너편을 보면 이 아저씨 구두가 보일 거야.
조금만 더 걸어가면 보너스가 있거든.
길을 따라 삼성혈의 신화가 새겨져 있고, 제주에 유배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학문을 전수해 주신 오현의 시도 감상할 수 있어.
조금 더 걸을 수 있다고?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제주읍성이었던 성벽이 멋들어지게 남아 있단다.
탐라국 수부(首府)로 태어나 화산암으로 커져갔고, 을묘왜변을 견뎌내며 제주사람들과 함께 한 제주읍성은 '귤림추색'이라 하여 가을에 더욱 아름답지. 1914~1915년 세 문루와 간문이 헐렸고, 1925~1928년 제주항 바다 매립에 골재로 쓰이기 위해 헐려 온전한 모습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여전히 그곳에 서서 과거의 기억을 품은 체 존재하고 있어.
얼마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 흔적을 찾아볼 가치가 있어 보이지? '목적 걷기' 항목에 추가해 놓을게. 제주성지를 걸었으니 근처에 있는 동문 시장까지 진격해보자! 먹거리가 가득한 핫플 중에 핫플이니까!
제주 성지 근처 미니 돌하르방 조형물
걷다 보니 어느 사이 만보가 채워져서 닐니리 만보 엄마는 신이 났어. 제주의 시작과 과거의 기억을 걸어온 기분이거든.
척박한 땅 속에서도 역사는 용솟아올랐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이겨낸 시간들을 달리며 엄마는 또 공부해. 자세히 봐야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