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 - 나를 돌아봐 (1993)
대회가 1개월 정도 남았다. 이제 슬슬 긴장감이 보통이 아니었다. '대회가 일주일 정도 남으면 더욱 긴장하겠지?' 하는 생각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었다. 생각보다 나는 단순하게 가야 했다. 그리고 기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규정에 맞게 제대로 하는지 점검하는 것도 필요했다.
그리고 대회 참여 명단이 나왔다. 내 이름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잘 있는지를 확인하니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뒤섞였다.
'3대 500kg만 넘겨보자.'
입상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만약 바랬으면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운동하고 식단하고 그랬을 것이지만 개인이 출전하는 것에 너무도 많은 꿈을 꾸는 것은 뭔가 위험하게 보였다. 오롯이 나에게 신경 쓸 수 있는 방법은 개인의 기록이지 입상이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나는 경상남도 김해시를 지역기반(?)으로 한 소규모 파워리프팅 팀 <가야>에 합류하게 되었다. 강원도 철원군에 거주하는 사람이 뜬금없이 경상남도 김해에 있는 팀에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을까? 사연은 이랬다.
1. 팀 가야의 코치 정재은 선수와 파워리프팅을 주제로 심도 있는 Dm을 나누고 있었음
- 코치님이 강원도 철원에 연고가 있음을 확인, 유일무이 파워리프팅 식 훈련을 주로 하는 철원에 사는 나.
2. 서로 다른 체급으로 WPC에 나가는 것을 서로 확인함 (-100 / -125)
3. 개인전으로 나가는 것을 알고 팀으로 들어오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
4.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합류 선언.
5. 팀 가야 입성!
정말 감사하게도 나의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자세를 생각보다 꼼꼼하게 보시고 피드백을 해주실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감사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잡은 것이 이때쯤이었다.
절대 다치지 말고 남을 이겨먹을 생각을 절대 하지 말자. 남을 이기기 위해서 운동했으면 난 절대 대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니까.
나의 꿈과 상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덧 대회가 다가왔다.
이제 우리가 시작하겠어
바로 여기서 D,E,U,X DEUX
여기서 우린 보여주고 싶어 D,E,U,X DEUX!
보여주고 싶다고 선언한 이현도, 김성재로 이루어진 2인조 힙합그룹 듀스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현란한 댄스와 패션을 장착한 두 명의 건강한 청년은 1993년, 혜성처럼 등장했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먼저 닦아놓은 힙합 문화를 뿌리 깊게 내리는 역할을 했다.
어찌나 멋있어 보였으면 시대가 바뀌고 나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들의 무대 영상이 조회수가 500만을 넘길 정도였다.
이현도와 김성재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으며 듀스로 데뷔 전, 현진영과 와와 2기로 활동하게 되는데 현진영과 와와는 현진영과 함께 활동하는 백댄서를 묶어서 하나의 팀으로 활동을 한 것이었으며 1기는 무려 구준엽과 강원래였다! 이들이 훗날 클론이 된다.
현진영과 와와 2기로 활동했던 이현도와 김성재는 현진영으로부터 독립하여 듀스로 데뷔하게 되고 이들은 '뉴 잭스윙'이라는 장르를 우리나라에 알리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짧은 기간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의 댄스 열풍의 불을 활활 지피게 된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었지만 듀스의 해체, 김성재의 솔로 데뷔 후 의문의 죽음으로 인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하게 되었다. 팬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김성재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듀스는 그만큼 그 시절의 아이콘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