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피아노로써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어머니의 선택은, 바이올린.
"바이올린을 한번 해볼래?"
세상에 많고 많은 악기들이 있다. 각 나라마다 대표하는 악기들이 있을 것이고 분명 어딘가에 운명처럼 나타나는 '호박마차 탄 공주님'처럼 보자마자 탄성을 자아내고
그래! 이 악기야!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만약 사랑스러운 조카가 나의 손을 잡고 우연히 보이는 악기점에 들어갔는데 자그마한 우쿨렐레를 보며 호기심을 보이는 것을 캐치한 내가 조카를 위해 그 우쿨렐레를 선물한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피아노 같은 고가의 악기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건 좀 달리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사실 바이올린은 당시 그 동네에서는 굉장히 유니크한 악기였다. 바이올린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개인교습으로 레슨을 받았으며 그때 그 선생님께 레슨을 받은 후 전공으로 살린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레슨을 받으면서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에 와서는 후회를 조금 하지만 이후 나이가 들면서 '다음 세대의 악기레슨의 방향성은 부모가 결정해서는 안된다.'라는 것도 느끼게 될 정도였으니... 다 지나간 일이지만 어쨌거나 경험이고 자양분임은 틀림없다.
새로운 악기를 하면서 오롯이 집중을 하는가 싶었지만 아쉽게도 피아노와 멀어진 것은 아니었다. 피아노 학원은 틈틈이 갔으며 피아노 학원에서 연주회를 개최하였을 때 나는 피아노도 쳤고 바이올린도 켰다. 돌이켜보면 그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어떻게든 가르쳐주신 대로 따라갔지만 연습은 정말 안 했다. 오죽하면 가끔씩 외할머니께서 집으로 오셨을 때면 손자가 바이올린 켜는 것을 정말 보고 싶어 하셨는데도 바이올린 잡는 걸 보여드린 적이 별로 없다.
놀랍게도 그때 바이올린을 가르쳐 주셨던 20여 년 전의 선생님과는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드린다. 아마 선생님이 가르치신 수많은 제자들 중 농땡이 수준은 거의 1등을 찍을 정도로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제일 이뻐해 주시니 제일 감사드리는 스승님 중 한 분이기도 하다.
결국 어느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오죽하면 경산시 진량읍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 사동으로 이사를 가게 된 이후부터는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악기에 대한 이야기를 일절 꺼내시지 않으셨다. 놀라운 것은 내가 피아노를 배울 때 같이 배웠던 내 동생은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교회에서 반주를 하는 수준까지 올라갔고 적어도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중학교로 입학하는 시기에 운명적인 악기와 밴드를 만나게 되는데... 미리 이야기 하지만 이 매거진에서의 주 악기는 '피아노'라는 것이다.
어린시절,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적성에 맞지 않았지만 인생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악기는 다른 사람을 통해, 음반을 통해 여전히 아름다운 선율로 저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매거진 한편에 '피아노'가 들어간 음악, 오늘은 현악기도 가미된 좋은음악수집가가 사랑하는 1곡을 추천해드립니다.
엘튼 존을 알게 된 경위는 상당히 독특하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600번 <예술> 쪽 코너를 제일 먼저 간다. 학교 도서관에는 '팝송 대백과' 같은 팝 음악을 한 곡 한 곡 소개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 속에서 엘튼 존을 알게 되었다. 까까머리의 중학교 2학년의 나는 단순히 엘튼 '존'을 보고 '존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음악이 다 좋을 거야.'라는 당시 중학생치곤 매우 단순한 생각을 하고 그를 잊지 않으려고 공책 한 장을 뜯어 가수 이름과 곡 제목을 적어서 교복 주머니에 넣곤 했다. 그때 발굴한 음악 중 제일 감명 깊었던 곡이 바로 이곡이다.
아티스트(혹은 작곡가)와 작사가의 콤비를 찾아보면 '환상의 커플'이 몇몇 있다. 조용필의 곡을 만든 김희갑 - 양인자 (두 사람은 부부이다.) / 미국의 전설적인 밴드 Beach Boys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적 파트너인 반 다이크 파크스(Van Dyke Parks) / 그리고 엘튼 존의 노랫말을 쓴 사람은 바로 버니 토핀(Bernie Taupin)이다.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은 1967년에 만나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엘튼 존의 멜로디의 노랫말이 되어주었고 버니 토핀이 가사를 쓰면 그 가사에 맞는 멜로디를 엘튼 존이 만드는 방식으로 수 많은 히트곡들이 되었으며 소개하는 곡도 엘튼 존 작곡, 버니 토핀의 가사다. 두 사람이 오랜시간 함께하면서 갈등상황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놀라울 뿐.
여담으로 작사가 버니 토핀이 참여한 다른 아티스트의 곡중 이 곡이 있다는 것을 자료조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