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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Oct 04. 2019

데일리 리포트를 다시 작성하는 이유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나는 꽤 오랫동안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중간에 빼먹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는 쓰고 있다. 데일리 리포트란 하루 24시간 동안 매 시간마다 자신이 한 일을 적는 것이다. 솔직하게 적는다면 나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 나에 대해서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꾸준히 작성하는 게 쉽지는 않다. 매 시간마다 한 일을 바로바로 적지 않으면 까먹기 쉽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일상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게 의외로 어렵다. 그리고 작성하는 것이 습관이 돼도 하루를 마칠 때 다시 보고 반성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그때 벌거벗은 내 일상을 돌아보면 부끄럽고 은근히 스트레스다. 마지막으로 쓰고는 있는데 왜 써야 되는지 동기를 잃어버리고 관성으로 쓰기도 한다. 지금 내 상태가 이렇다.



써왔으니 쓴다.


데일리 리포트를 중간에 빼먹거나 쉰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왜 쓰는지'에 대한 답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 나오는 직접 동기인 즐거움, 의미, 성장 중 하나라도 만족해야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반성을 할지'를 알지 못하고 직접 동기를 형성하지 못했다. 쓰면 효과를 본다는 증언들을 자주 접해서 버티긴 했는데 결국 간접 동기인 '타성'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어라는 작가의 책 <스트 셀프>를 읽고 나서 답을 찾았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인 '최고의 자아'에 부합하는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지가 반성의 기준이 되었다.


최고의 자아 vs 반자아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최고의 자아처럼 되기 위해 달리지 않는다. 건강한 몸을 꿈꾸면서 소파에 늘어져 있기도 한다. 최고의 자아가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반자아'이다.

최고의 자아는 당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진정하고 진실한 것, 즉 진정한 자아를 가리킨다.
- <베스트 셀프> 44페이지 -
"당신 자신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떤 식으로든 감추고 싶은 모든 특성을 빠짐없이 써봐. 당신을 거북하게 만드는 것이면 무엇이든."
(중략)
"반자아. 모든 사람에게는 반자아가 하나, 아니 그 이상이 있어. 두려움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 <베스트 셀프> 64페이지 -


그러면 나의 '최고의 자아'와 '반자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적어보면 된다. 자신의 긍정적인 특성들이 모인 것이 최고의 자아, 부정적인 특성들이 모인 것이 반자아이다. 책에 나와있는 각 특성들을 확인하고 자세히 묘사한 다음 이 특성과 묘사를 바탕으로 그려보자.


청타래의 최고의 자아 : 동그란 안경. 오른손 검지로 안경을 올리고 있고 왼손에는 키보드를 겨드랑이에 끼고 서 있는 모습. 주변에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고 있는데 어려운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해서 도움을 주었기 때문.
청타래의 반자아 : 벽을 세우고 조그만 구멍만 내놓음. 그 벽 뒤에 숨어 쪼그리고 앉아 있음. 벽 앞에는 웃고 있는 가면을 걸어둠


이렇게 세부적인 묘사를 하고 책에서의 조언처럼 그림으로 그리다 보면 내가 원하는 모습과 싫어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청타래의 최고의 자아(좌), 반자아(우)


나에 대한 분석


이렇게 나의 최고의 자아와 반자아를 알고 나니 왜 이런 자아들이 생긴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옛날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이 욕구가 사회인이 되면서 일과 성과로 인정받고 싶어 졌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타인에게 인정받는 모습이 되고 싶다.


하지만 실력이 부족해 당장은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내향적인 성격 덕분에 타인의 접근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혼자 꽁해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실력'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실력을 키우는 것을 데일리 리포트 반성의 기준으로 세웠다.



최고 자아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7단계


하지만 단순히 실력을 키우는 것은 추상적이다.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잘게 쪼개고 파고 들어서 간단명료하고 세부적인 계획들이 필요하다. <베스트 셀프>에서는 7단계를 거쳐 추상적인 목표를 세부적인 계획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려준다.


1단계 : 구체적인 사건이나 행동으로 목표를 명확히 규명하라.

2단계 :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라.

3단계 :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목표를 선택하라.

4단계 :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짜라.

5단계 : 단계별로 목표를 세워라.

6단계 :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표를 정하라.

7단계 : 목표를 향해 전진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져라.


이렇게 나온 계획들을 자기 전에 To do List로 적고 다음날 지워가면서 일상을 기록한다. 다시 자기 전에 리스트에서 완수하지 못한 것이 있는지, 왜 못했는지, 일상 중에서 비효율적인 시간이 있는지, 비효율적인 시간에 리스트에 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그리고 일상을 재조 율하는 것을 반복해간다.


청타래의 계획
- 통근 시 : 집에서 데이터 분석, 지하철에서 오픽
- 기숙사 : 운동 및 독서
(세부 내용은 비공개)


너 자신이 되라, 오로지 더 나은 쪽으로


 <스트 셀프>의 부제는 '너 자신이 되라, 오로지 더 나은 쪽으로' 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을 읽고 질문에 대해 답하고 써보면서 나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결과들을 데일리 리포트 목표에 적용함으로써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일리 리포트를 왜 써야 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베스트 셀프> 완독의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분기별이든 반기별이든 다시 펼쳐서 나 자신을 점검해봐야 의미가 있다. 다 읽었다, 좋았다 이런 감상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실천하며, 일정 기간이 지나 재점검할 때 비로소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의 내용과 데일리 리포트를 통해 내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봐야겠다.





참고 : <베스트 셀프>, 마이크 베이어, 안드로메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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