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타래 Dec 16. 2019

사랑을 노력한다는게 말이 되니?

내가 좋아하는 박원이라는 가수의 노래 중 <노력>이라는 제목이 있다. 후렴구 중 "사랑을 노력한다는게 말이 되니?"라는 가사가 있다. 사랑을 노력한다는게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서 참 공감이 됐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사랑을 노력한다는건 말이 된다. 아니 사랑은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내 전 연애처럼 된다.


상극의 만남


이전 연애라는 뜻은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뜻이다. 전 여친과 내가 가장 달랐던 점은 연락과 만남의 주기였다. 나는 자주 만나고 연락도 빨리 왔으면 했지만 전 여친은 개인의 시간이 중요했다. 분명히 전 여친이 공부할 시간인데도 공부한다고 말해주지 않고 연락이 없으면 불안했다. 그리고 내가 따로 연락하거나 만나자하기 전에는 전 여친은 먼저 연락하거나 만나자고 하진 않았다. 이런 차이 때문에 비록 만날때는 좋았지만 싸움의 빈도가 늘었고 결국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지금 아내와는 달랐다. 연락이 안 될 때에도 불안하지 않았고 연애가 안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관계가 불안하지 않고 탄탄한 기분이 들었다. 불타오르는 사랑을 느끼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연애였다. 이런 사람과는 평생 같이 있어도 좋을 것 같았고 지금은 결혼한 지 100일이 되는 풋풋한 신혼부부가 되었다.


이전 연애와 지금 연애는 어떤 점이 달랐던걸까? 여친의 성격도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나 자신이었다. 내가 변한 것이었다.


결혼 100일 기념꽃도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을텐데


변해버린 애착유형


애착유형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애착 스타일이다.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미해결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나는 불안형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었다. 불안형 애착 유형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에게 집착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딱 이런 기분이었다. 상대가 연락이 안 되면 불안했고 그래서 더 집착하고 연락하고 싶었다. 또 다른 특징은 이 불안감을 상대에게 되돌려주려 하다 후회하는걸 반복한다는 것이다. 날 힘들게 만들었으니 너도 당해봐라며 같이 연락을 안하거나 모진 말을 하다가 이런 행동을 후회한다.


불안형 애착 유형은 보통 유년기에 부모가 충분한 애정과 안정감을 주지 못할 때 형성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전업주부인 어머니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며 잘 보살펴 주셨다. 왜 이런 애착 유형이 형성되었는지 기억을 되돌려보니 한 사건이 떠올랐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머니한테 혼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동생을 업고 집을 나가야겠다면서 현관문을 나갔다. 그저 혼내려고 한 행동이었고 실제로 계단 반층도 내려가지 않고 화를 삮이고 있었던 것이지만, 어린 나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이게 트라우마가 되면서 불안형 애착 유형이 형성된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전 연애까지 영향을 미쳤다.



불안형에서 안정형으로


하지만 지금은 나의 애착 유형은 안정형에 가깝다. 이렇게 변한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나 자신의 자존감 상승이다. 불안함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고, 내 자존감이 낮은게 원인인 것 같았다. 그 후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책을 5권만 읽어도 독서량에서 상위 10프로라는 것, 지식이 쌓여가는 것, 그리고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는걸 보면서 자존감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대에 의존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집중할 책이란 대상이 있어서 독립성도 같이 올랐다.


두 번째는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는 것이다. 안정형 애착 유형의 특징 중 하나는 도움을 구하는게 거리낌이 없고 그만큼 잘 나누어 준다는 것이다. 빅보카 스터디의 리더이자 내 멘토이신 장해강 선생님과 매주 일요일에 모여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스터디원들도 자신의 이익과 관계없이 서로서로를 도와주고 나누어 주었다. 그 후 멘토링 프로젝트 멘티들도, 씽큐베이션 그룹원들도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나누고 서로를 챙겼다. 게다가 아내도 안정향 애착 유형이다.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사랑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내가 한 노력은 운이 좋게 사랑에 필요한 노력과 맞았다. 하지만 좀 더 일찍 제대로 노력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랑하는, 나에게 이렇게 잘 해주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러브 팩추얼리>에서 얻은 지식으로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방법을 추려 향상시킬 것이다.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노력을 해보는게 어떨까?




참고 : <러브 팩추얼리>, Being, 로라 무차

작가의 이전글 생각의 씨앗이 뿌리를 내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