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반도체 라인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설비를 유지, 관리, 보수, 개선 업무를 하고 있는 설비 엔지니어이다. 기본적으로 설비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점검을 하고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을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반도체 라인은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1주일 단위로 야간, 오후, 오전 근무로 근무 형태가 바뀌는 교대의 삶을 살고 있다. 여러 공정 중 소모품 교체가 많은 공정을 담당하고 있어서 근무 시간의 절반은 소모품 교체로 보낸다. 그 외에는 고장 보고서 작성이나 설비 데이터 분석, 소모품 관리, 그 외 수명업무들을 하고 있다.
업무에서 나의 강점은 분석력이다. 객관적으로 뛰어나다고 보기에는 힘들 수도 있지만 분석 업무의 비율도 높은 편이고 경력에 비해서는 여러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해서 결과를 내는 능력은 좋은 편이다. 이런 업무를 할 때 나 자신도 재미를 느끼고 다른 사람들도 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로 분석력을 뽑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교대조장을 하면서 조를 이끌었다. 다른 교대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조장이 되어 어색하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조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아서 이것 저것 시도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3월부터는 후배 1명이 퇴사를 해서 인원이 부족해 선배가 들어오면서 조원이 되었다. 조원이 되니 조장일 때 보지 못한 부분이 보이는 것 같다.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 vs 자기계발 하면서 다른 업무를 하고 싶은 마음
최근 1년 동안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더 관심이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자기계발에 집중할 것인가이다. 어릴때 30살의 나의 모습은 내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30살까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서른이 되어도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찾지 못했고 그저 시키는 일이나 잘 하자, 돈이라도 많이 주는 곳으로 가자는 마음으로 현재 직장에 설비엔지니어로 입사를 했다.
하지만 여기서 일을 하면서 분석 업무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주변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전직을 한 사람도 생기니 나도 그쪽 분야로 넘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든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서른이니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설비 엔지니어 쪽으로 가야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현재는 고민을 하고 있다. 어느 쪽으로 무게중심을 둬야 할지 갈팡질팡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선순위이다.
<한달자기발견>의 리더께서 공유해주신 자료 중 <에센셜리즘>이라는 책의 내용이 있다.
"지금 나는 제대로 중요한 일에 나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가?"라고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하는 것이다.
- <에센셜리즘> 17페이지 -
지금 제대로 된 일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일"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려야 한다. 나에게 제대로 된 일이란 미래에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는 일이다. 현재 하고 있는 설비엔지니어 업무에서 그래도 잘한다는 말을 들을때까지 있으면서 집중을 할 지 지금이라도 흥미를 느끼는 분야로 넘어가기 위해 집중을 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둘 중 어떤 쪽에 우선 순위를 줘야 할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중요한 것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결정은 못 내리겠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분산이 되더라도 철저하게 나눠야 할 것 같다. 회사에서는 철저하게 설비 업무에 집중을 하고 퇴근을 하고 나서는 철저하게 데이터 분석 공부를 해야겠다. 독서와 운동을 놓지는 않되 약간 비중을 살짝 낮추고 분석에 집중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