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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1827 베토벤, 유서가 발견되다

베토벤 - 교향곡 9번 '합창'

by BeyondNietzsche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27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27년 3월 27일


오늘은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우는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날로 그의 유서가 발견된 날이랍니다. 1796년 청력을 잃고 1802년 처음 유서를 쓴 후 그는 25년 동안 유서를 간직하며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것을 쓸 당시만 해도 곧 죽을 것이라는 불행한 생각을 했겠지만 작성을 마친 후에는 죽기 전까지 신이 자신에게 선사한 예술적 경지를 이루기 위해서 그의 남은 생을 바쳤습니다. 유서를 쓴 이후의 음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그가 작곡한 9개의 교향곡 중 제 6번 '전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W-7CqxhnAQ

베토벤 - 교향곡 제 6번 '전원'


그는 교향곡 제 5번 '운명'을 쓰던 도중 이 교향곡을 구상(1806년)하게 됩니다. 베토벤의 유명 곡들에는 '월광','운명' 등 유난히 표제가 많은데 남들이 나중에 제목을 붙여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 전원 생활의 회상'이라는 제목을 붙였답니다. 이 음악은 기존 베토벤이 젊은 시절 주로 쓰던 격정적인 음악들과는 다르게 제목처럼 평화롭고 온화한 느낌이 듭니다. 주관적인 감정을 음악에 잘 드러내는 베토벤의 그 시절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불안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연에 묻혀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듯 합니다.



베토벤은 점점 청력을 잃어가면서 외형적인 곡보다는 내밀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실내악곡에 치중하게 됩니다. 1814년 거의 귀머거리가 된 후 그의 음악은 지적인 깊이와 형식적인 혁명성 그리고 집중성과 인간적인 표현을 특징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현악 4중주 14번은 장장 7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의 복잡한 삶처럼 악장마다 한 번의 쉼도 없이 연주가 진행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중간에 불협화음을 일부러 넣기도 하였구요. 정말 혁명적이죠? 연주자는 연주하며 인생의 생로병사를 다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영화 '마지막 4중주'는 베토벤의 이 곡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지요. 시간이 되신다면 우리의 인생 전체를 경험하는 듯한 이 곡을 7악장 전부를 쉼 없이 한 번 감상해 보시죠.

(*현악 4중주 :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연주, 네 대의 악기를 연주하는 개개인이 독주자와 같은 역할을 하여 연주자 한 명 한 명의 기량이 그대로 나옴)


https://www.youtube.com/watch?v=5JfoCTZUNgc

영화 마지막 4중주 - 현악4중주 14번


https://www.youtube.com/watch?v=zApj5uJvLZQ&list=PLqLdeeHNaECYT8Dz3Qtz3rfUXhzdiAENJ

베토벤 - 현악 4중주 14번


이와 더불어 현악 4중주 15번은 베토벤의 청각이 아주 잠시 회복된 시기에 신께 감사의 뜻을 보이며 자신의 인생을 대변하듯 늦은 가을, 만추의 이미지로 만들어졌니다. 14번과 비교하여 감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Vi5r_eiQQY

영화 카핑 베토벤


https://www.youtube.com/watch?v=zyDs0wb3FAE

베토벤 - 현악 4중중 15번


필자가 가장 아끼는 베토벤의 작품은 교향곡 제 9번 '합창'입니다. 이 교향곡은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 규모도 가장 크고 1790년에 구상을 시작하여 1824년 초연을 할 정도로 만들어진 기간도 길 뿐 아니라 처음으로 교향곡 안에 성악을 넣는 혁명성을 지닌 작품입니다. 필자는 2015년 연말 정명훈과 2011년 장한나의 지휘로 이 곡을 직접 감상할 기회를 가졌었는데 두 분 모두 마치 그 시절의 베토벤이 빈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때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지휘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답니다. 베토벤이 이 교향곡으로 생의 마무리를 잘 한 것처럼 필자도 매 해 12월에는 이 곡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Q32q2k8Uo

베토벤 - 교향곡 제 9번 '합창'


'가장 뛰어난 사람은 고뇌를 통하여 환희를 차지한다'는 베토벤의 명언처럼 합창을 듣고 있자면 언제 들어도 그의 '환희'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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