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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Dec 06. 2021

아름다움이 표현되다.

이집트 아랍어 인사(التحية العربية المصرية)

이집트의 꽃길 - 나그네 한

이른 아침 이집트 카이로의 거리 위를 걷다 보면 출근하는 사람들, 주스 가게 아저씨, 에이쉬 빵을 파는 아저씨들과 아침인사들과 나눈다. 사람이 사는 어느 곳이든 사람과 사람의 연결은 '인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인사의 시작은 아침부터 이뤄진다. 이집트인들에게 '아침인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첫인사를 상대방과 어떻게 주고받느냐에 따라 하루 전체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생각한다. 이것은 이집트인만의 특별한 인사에 대한 인식이 아닌 전 세계인의 인사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무엇보다 개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가 살아감에 있어서 '복(福)'을 중요시하는 문화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복을 빈다는 마음으로 무엇보다 아침 인사의 표현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아래의 이집트 아랍어 아침인사를 천천히 읽어보라.



صباح الخير  싸바 힐-키-르

(좋은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فل  싸바 힐-풀

(재스민 꽃처럼 아름다운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ياسمين  싸바헬-야쓰민-

(재스민 향처럼 향기로운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ريحان   싸바헬-리-한

(바실 향 같은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ورد  사바 헬-와르드

(꽃처럼 아름다운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لبن الحليب  싸바헬-라바 넬-할립-

(우유처럼 부드러운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قشطة  싸바헬-이 쉬다

(크림처럼 향긋한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عسل  싸바헬- 아쌀

(꿀처럼 단 아침이에요)


صباح النعناع 싸바헨-나-나-

(민트 향처럼 상큼한 아침이에요)


어떠한 느낌을 받았는가? 혹시 유치하다고 느끼진 않았는지 모르겠다. 보는 거와 같이 이집트 아랍어 아침인사 내용을 보면 꽃, 재스민, 우유, 크림, 꿀, 민트를 아침 인사말에 넣어 사용한다. 만약엔 한국어로 "꽃 같은 아침이에요", 우유같이 부드러운 아침이에요"라고 인사한다면 인사받은 이의 표정이 어떠할지 상상해보자. 하지만, 이들에게서 이러한 인사의 표현은 아주 자연스럽다.




사막에 핀 작은 꽃 구루 - 나그네 한

이들은 왜 꽃, 재스민, 꿀 같은 것으로 하루의 일상을 표현할까? 이들이 인사로 사용하는 식물과 음식들은 모두 산과 풀이 웅성한 한국에서는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집트처럼 사막이 영토의 90%를 차지하는 건조기후의 국가에서는 꽃, 나무, 풀, 재스민, 꿀, 우유, 크림 등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물을 공급받지 못해 땅이 갈라진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펴있는 한송이의 꽃은 풀이 웅성한 곳에 자란 어떠한 꽃보다 진한 색과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리고 숨이 막힐 듯한 뜨거운 햇빛과 목이 타들어갈 것 같은 건조함 아래 마시는 민트향 아랍 커피와 홍차, 차가운 우유 그리고 꿀에 찍어먹는 '에이쉬(아랍 빵)'의 단맛은 더위를 이길만한 힘을 준다. 이렇기에 이들의 인사는 힘찬 하루와 서로의 복을 바라는 다짐이며 기도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의 재료는 꿀, 우유, 민트, 다양한 맛을 내는 크림이다.


슈퍼마켓 진열장의 다양한 꿀들과 크림들 - 나그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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