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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Dec 06. 2021

미각과 후각이 살아나다

차, 커피, 사탕수수 주스  그리고 에이쉬 빵

이집트뿐만 아니라 다른 아랍 나라를 방문하면 특별한 맛과 향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커피, 홍차, 사탕수수 그리고 에이쉬(빵)의 맛과 향이다. 이 4가지는 이집트의 식문화에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이것들을 먹고 마심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드며 무엇보다 '나그네'를 맞아하기 위한 중요한 식품들이 된다.  커피가루가 씹히는 진한 아랍 및 터키시 커피, 설탕이 가득 들어간 홍차, 뜨거운 날씨에 먹으면 무엇보다 달고 시원한 사탕수수 주스(아삽 주스) 그리고 중독성 강한 구수한 향이 나는 에이쉬. 나 역시 모두 전에는 쉽게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맛 들이었다. 하지만, '나그네'에겐 특별함이 이들에겐 가장 친숙한 '일상'의 것들이다. 이것은 한국 사람이 밥에 '김치'를 곁들여 먹고 식사 후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마시는 것과 같은 친숙함이라 할까.


이집트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가게가 과일주스 가게다. - 나그네 한

많은 이집트인들은 아침 일찍 출근 시간에 잠시 과일가게에 들려 아삽(사탕수수) 주스를 빠르게 마시고 가던 길을 간다. 아삽 주스는 물처럼 빨리 마실수 있는 주스다. 이들은 아침 식사 대신 이 주스를 마시고 출근을 한다. 그리고 하루 중간중간 아랍식 홍차와 커피를 끓여 마신다. 이들이 매일 마시는 아삽 주스, 홍차 그리고 커피는 대체로 아주 달다. 그들이 만들어주는 차나 커피를 마시다 보면 향을 음미하며 마신다기보다는 설탕 맛으로 마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 음료들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와 커피를 마시고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다. 차와 커피는 이들의 생활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에이쉬, 에이쉬 샴시, 이라크 빵 사문 - 나그네 한


이집트의 '에이쉬'는 이집트인들의 주식이다. 각 지역의 빵마다 다른 모양과 맛을 낸다. 카이로와 그 주변의 에이쉬는  대체로 얇고 작은 편이고 알렉산드리아의 에이쉬는 대체로 카이로의 에이쉬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더 두껍다. 지형적으로 남부지방(나일강 상류)에 가면 '샴스'(태양)라 불리는 빵을 볼 수 있는데 태양처럼 둥글고 아주 두껍다. 에이쉬 샴시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약 3500-4000년) 전통 있는 빵으로 진흙 화덕에 굽는다(매인 화면 참고). 이집트를 방문해본 외국인들의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뽑으라면 당연 에이쉬일 것이다. 특히, 바로 화덕에 구워져 나온 뜨끈뜨끈한 에이쉬의 향과 맛은 어떠한 빵보다 좋다. 마치 한국 겨울 길거리에서 먹는 뜨거운 고구마, 밤, 어묵 국물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갓 구워진 이 빵을 그냥 먹기도 하고 꿀에 찍어 먹기도 하고, 여러 야채와 고기들을 넣어 함께 먹는다. 이것은 한국과 비교하면 쌀밥에 여러 반찬들과 함께 먹는 것과 같다. 에이쉬는 이집트의 고대 역사와 함께 한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화덕에 굽는 모습과 빵의 모양은 많은 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에이쉬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이집트의 식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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