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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Jan 03. 2022

'미나렛'의 나라

이슬람의 거리를 걷다.

곳곳에 기도 아잔 소리가 들리는 카이로 - 나그네 한

이집트의 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마스짓(모스크)'이다.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들려오는 '아잔 소리(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싶게 듣는다. 이집트의 많은 마스짓들은 '미나렛'이라 불리는 '첨탑(뾰족한 탑)'을 마스짓 중앙 건물 사이에 세워놓았다. 곳곳에 미나렛이 세워져 있기에 이집트 그리고 카이로를 '미나렛의 나라 또는 도시'라 불린다. 기도 시간이 되면 '이맘(이슬람교 종교지도자)'은 첨탑의 스피커를 통해 "알라 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시다)'라 외친다. 이 이맘의 소리를 들리면 많은 무슬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거나 하던 일을 멈추지 못하는 상황이면(운전자 및 자영업자 등) 하던 일을 하며 조용히 목소리로만 따라 하며 기도한다. 이처럼 이집트의 이슬람교는 무슬림들의 모든 삶과 연결된다. 수백 년, 또 천년 이상을 몇 세대를 거저 내려온 신앙이다. 그래서 이슬람의 신앙과 이들의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개인 또는 가정이 어떠한 신앙의 믿음을 가졌던지(설령 일생 중 단 한 번도 마스짓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잊으려 하지 않는다. 즉, 이들의 신앙은 종교를 넘어 문화이며 전통이며 정체성이다.


100년이 변하지 않는 이슬라믹 거리 - 한민광

카이로 이슬라믹 거리를 걸어보았다. 수백 년 동안 변하지 않은 거리와 마스짓 그리고 미나렛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산업이 발전되고 사람들이 변했지만 많은 마스짓들의 외형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이집트는 100년이 변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을 알게 된다. 수백 년, 수 천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스짓과 거리의 모습은 수많은 방문객들을 불러 모은다. 그 오래된 건물들은 방문객뿐만 아니라 이집트인들에게도 큰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수많은 방문객들을 불러 모으는 거리이지만 오직 방문객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몇 대에 거쳐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집트와 아랍의 여러 가지의 이야기로 퀼트를 짜는 사람들, 아채와 과일을 파는 여인, 물건을 실은 수레를 끄는 사람들 그리고 물건을 사러 온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미나렛 위에서 본 카이로의 어느 마을 - 한민광

마스짓의 미나렛(첨탑)을 올라가 보았다. 높이 세워져 있는 미나렛은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도록 허용해놓았다. 많은 방문객들이(특히 외국인) 역사가 깊고 이름이 알려진 마스짓들을 방문하지만 직접 미나렛을 올라갈 생각은 하지 못한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올라갈 수 있는 좁은 계단과 높이 솟은 미나렛에 올라가 밖을 보면 카이로의 어느 마을 전체를 한눈으로 볼 수 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는 마을 곳곳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진다. 이 소리는 모슬렘에 아닌 이들에게도 엄숙함을 느끼게 할 만큼 우렁차고 신비로움을 나타난다.


시타델 모하메드 마스짓 - 한민광

미나렛에서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는 수많은 모슬렘들을 한 곳을 향하게 만든다. 그 시간만큼은 그들이 믿는 신 '알라' 이외에 아무것도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미나렛은 이슬람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사람을 멈추게 하고, 한 곳을 바라보게 하고, 바라본 곳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닿게 한다. 이것은 이집트와 카이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며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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