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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Apr 07. 2022

#첫 번째 이야기

아빠! 여기 왜 이래?

집 앞 꽃나무


79년생. 만 43세. 두 아이의 아빠.

우리 네 가족은 아랍 국가 중 하나인 이집트에서 2022년 4월 6일 기준 1656일 만 5년째 살고 있다. 우린 2017년 뜨거운 여름 이집트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집트는 거의 모든 국토가 사막이지만 우린 봄이 되면(4월) 푸른 나무와 꽃이 피는 동네에서 살고 있다.


첫째는 만 7살 때 이곳에 왔고 둘째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첫째는 이집트 이외에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잠시 살았기에 한국에서 살았던 시기는 길게 잡아도 1-2년 정도다. 당연히 둘째는 한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 모두 한국은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이 있는) 신세계이다.


"아빠, 여긴 왜 이리 더워?"

"아빠, 여긴 왜 거리에 개와 고양이가 많아?"

"아빠, 여긴 왜 거리에 쓰레기가 많아?"

"아빠, 여기 차들은 왜 양보를 안 해?"


아들이 이집트에 와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아빠에게 했던 질문이다. 이 아이가 보고 느낀 이집트의 첫 인상인 것이다.


"그렇지. 아빠도 너와 같은 생각이야. 거리를 걸을 때마다 좁아서 많이 불편하고 차도 마차도 무서운데 여기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고 괜찮나 봐. 우리도 계속 여기 살다 보면 다 익숙해지지 않을까?"


"말레이시아로 다시 가고 싶다. 거긴 참 깨끗하고 좋았는데..."


내가 이 나라에 큰 문화충격이 있는 것처럼 아이도 어른 못지않게 문화 충격이 있었던 것이다. 난 아이가 어리기에 엄마, 아빠만 함께 있으면 어디서든 잘 지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제야 어린아이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삶, 나라, 동네, 집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들아. 불편한 것이 많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보자. 오늘 수고 했으니 뭐 사줄까? 아이스크림?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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