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즐거움을 누리다

by 김광훈 Kai H

영어에서 소유(possession)이란 어떤 대상, 물건에 대해 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일체의 힘(power)을 가진 걸 말한다. 원하는 걸 정당한 노력을 통해 얻고 그걸 일상에서 사용하고 즐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 믿는다. 소유를 위한 경쟁이 인간 세계의 갈등을 촉발한 건 맞지만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된 건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난 소유에 대한 사랑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 셋이 자리에 누우면 남는 공간도 별로 없는 작은 집을 얼마 안 되던 전세금과 은행 융자를 보태 샀을 때의 감격은 표현할 길이 없다. 등기 권리증에 소유자의 이름이 표시된 것을 보았을 때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 어찌 보면 이토록 쉬운 것을 아버지는 끝내 이루지 못했단 말인가. 자신의 터전을 확보하지 못하면 본의 아니게 가족에게 상처를 준다.


존 스타인벡의 역작 ‘분노의 포도’에 보면 불도저가 와 땅과 집을 파헤치는 장면이 나온다. 인디언을 몰아내고 잡초와 뱀과 싸우면서 일군 경작지를 은행과 같은 대자본에 빼앗기고 일자리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여정도 뇌리에 선하지만, 돈과 이자를 먹고사는 은행에 무기력한 가장의 모습이 무척 애처로웠다. 은행이라는 거대한 괴물과는 대적하지 못한 채 하릴없이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치미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던 가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럴 때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조차 불똥이 튈까 봐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달아나게 마련이다. 참으로 참혹한 장면이다. 피와 살이 튀는 전장만 비참한 것이 아니다. 이런 비극의 원천은 최소한의 소유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비바람과 눈보라를 피할 수 있고 외부의 침입에 대한 걱정 없이 밤새 달콤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집을 가진 사람은 사실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