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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의 하루 Jul 21. 2024

29주 차 - 새로운 챕터

이번 주 일요일은 아내와 베이커리 원데이 클래스 참가. 아내가 출산 전 휴가 동안 베이커리 클래스를 다니고 싶어 했다. 이제까지 하던 일과 전혀 새로운 분야를 배워보고 싶다는 목적이었다. 이번주를 끝으로 2달간 수업이 모두 끝났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원데이 클래스를 한 번 무료로 들을 수 있고 동행자도 할인해 준다길래 따라갔다. 홈런볼 과자 같이 생긴 베이비 슈를 만드는 수업이었다. 나도 맨날 모니터를 보며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손 감각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재미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신선함이 있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베이킹이나 옆 반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리스타 과정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우리 부부에게는 점점 더 시간이 없어질 것이다. 한가한 취미활동은 진작 했어야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출산을 경계로 삶에 많은 부분이 바뀌는 것이다. 이 정도의 급격한 변화는 입대와 결혼 정도였을까? 하지만 출산과 육아는 다르다. 군대는 힘들고 지루하지만 어쨌든 끝이라는 게 존재하고, 결혼은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출산 후 육아는 내 맘대로 끝내거나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는 것 같았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개인으로서 ‘나’는 쓰러지고, 아버지인 ‘나’로 다시 일어난다는 말.


아내와 같이 배우면서 이런 클래스 데이트도 단 둘이 하는 건 마지막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마냥 슬프거나 아쉽지는 않다. 연애 기간 포함하면 거의 8년 동안 우리 둘이 충분히 많은 데이트, 여행과 체험을 했었다. 이제는 곧 태어날 아이들 2명과 이것저것 배우고 놀러 가는 시간이 기대된다. 인생에 새로운 챕터, 우리 가족이 늘 사랑하고 행복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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