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주 차 - 가을 산책

by 제제의 하루

올해의 마지막 연휴이자, 우리 부부가 둘이 맞이하는 마지막 연휴. 하지만 어디 놀러 나가기도 쉽지 않았다. 아내는 약간의 입덧과 배의 통증을 계속 느끼고 있다. 이번주에 무리해서 부산을 가지 않은 건 참 다행이라고 여겼다.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바깥으로 나갔다.


서울 최외각에서 산다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낯선 환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원에 살 때도, 광명을 맞댄 구로에서 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조금 바깥으로 나가자, 빈 땅과 나무, 그리고 높아진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 속 비행기, 기차, 자동차 소음은 사라지고 고요한 자연과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논밭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첫 목적지는 목감 물왕저수지. 아내는 쌍둥이 만삭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하다며 걷는 걸 선호했다. 걸어야 소화가 돼서 다음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다. 물왕저수지가 산책로가 잘 갖춰져있어 저수지 한 바퀴를 다 도는 것도 좋았겠지만, 만삭 임산부에게 적당히 운동이 될 만큼만 걸었다. 주변에 또 어디 갈 곳이 없을까 하다가, 시흥갯골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넓은 곳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어서 그런지 많은 가족들이 피크닉을 나왔다. 우리는 언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아이들이랑 이런 곳에 와볼까? 김밥 도시락을 싸와서 돗자리에 앉아서 시원한 공기와 넓게 드리운 나무와 자연을 바라보면서 피크닉을 즐길 그날이 올 수는 있을까? 쌍둥이를 데리고 이런 곳에 나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지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조용한 근교 나들이를 끝으로 우리는 이제 언제 출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출산 대기 모드로 바꾸고 캐리어에 짐을 싸기 시작했다. 가을이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아이들도 세상에 나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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