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어드리크, 『밤의 경비원』
1953년 8월 미국 의회는 인디언 부족에 대한 지원 종결을 요청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표현은 인디언 부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인디언 부족들에게 살 수 있도록 한 작은 땅마저도 빼앗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법안이었다. 인디언 부족들과 그들이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던 땅을 빼앗으면서 만들어진 미합중국은, 농사짓는 것도 버거운 땅을 지정해주면서 겨우 살아갈 수 있도록 약간의 지원을 약속하는 국가 대 국각의 협약을 맺은 바가 있었는데, 이를 파기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특히 즉각적인 지원 종결을 촉구한 다섯 부족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는 소설가 루이스 어드리크의 할아버지 패트릭 고노가 부족 의장으로 있던 치페와족도 포함되었다. 패트릭 고도는 인디언 부족의 여자들을 고용한 터틀마운틴 보석베이링 공장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치페와 부족 의장 일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 속 토머스 와샤스크가 바로 패트릭 고노를 모델로 하고 있다.
토머스 와샤스크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야간 경비원으로 일했다. 낮에 인디언 부족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했다.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는 시간을 내서 편지를 썼다. 부족 의장으로서 공식적인 서한도 있었고, 타지로 나간 자식들에게 쓴 편지도 있었다. 종결 법안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토머스는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이에 반대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자금을 모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까지 찾아가서 증언했다. 소설의 뼈대는 바로 그 이야기다.
그러나 소설은 인디언 부족의 투쟁 이야기만이 아니다. 소설의 축을 이루는 또 한 명의 인물 픽시 퍼트리샤가 있다. 이제 스무 살의 예쁜 인디언 처녀다. 토머스가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보석베어링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어머니는 치페와족 전통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아버지는 폭력적이어서 가족들이 치를 떤다. 퍼트리샤는 예쁘기도 하지만, 공부도 잘했지만 더 이상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다행스럽다 여기며 살아간다. 소설은 퍼트리샤의 성장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소설 속에서 점점 사랑과 사회에 각성해간다. 한 순간의 감정에 빠지다가도 이성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미래를 위해서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를 깨달아간다. 어쩌면 소설가 루이스 어드리크의 어머니를 연상하지 않나 싶다(루이스 어드리크는 이에 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각종 인물과 당시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여러 기록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당시의 여러 인물들을 함께 모델로 삼고 있으며, 퍼트리샤와 그녀의 누나 베라의 경험 역시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소설이다. 그저 논픽션이었다면 허용되지 않을 풍부함을 이 소설에서 읽는다. 그 풍부함은 있었던 그대로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진실이다. 소설의 힘과 가치는 바로 그런 거짓과 사실 사이의 긴장감, 혹은 혼종에서 온다.
이 소설은 202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조금은 의아했다. 퓰리처상, 특히 소설 부문은 “미국인 작가가 미국적 삶을 다룬” 작품에 수여된다고 했다. 인디언 부족의 이야기가 미국적인가? 싶은 것이다. 인디언 부족의 이야기도 미국적 삶의 한 부분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것은 진보적인 것인가, 아니면 가식적인 것인가? 아직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