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5, 드디어 장 발장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5』

by ENA

『레 미제라블』 5부의 제목은 '드디어' '장 발장'이다(장 발장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이 방대한 소설의 모든 부분에서 중심 인물은 장 발장이지만, 5부에서만큼은 더더욱 장 발장이다(우리는 이 소설 전체의 제목을 ”장 발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었고, 그게 익숙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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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의 초반에선 4부의 중심 사건인 1832년 봉기가 이어진다. 생 드니 거리 바리케이드 뒤의 청년들은 정부군의 공격으로 마지막을 맞는다. 마리우스도 심하게 다치고 정신을 잃는다. 코제트에게 온 마리우스의 편지를 가로채 읽고 바리케이드로 들어온 장 발장도 도망칠 길도 없다. 그러나 경찰 스파이로 잠입해 있다 붙잡힌 자베르의 처형을 자임하고는 결국은 풀어 준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들쳐 메고 맨홀을 통해 파리의 하수도로 내려간다(자베르는 이 상황으로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뒤집히는 느낌을 받고 센강에 몸을 던져 죽고 만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장면이 이어진다. 구역질 나는 냄새에 쥐들이 들끓는, 발이 푹푹 빠지는 진창을 묵묵히 걸어가는 장 발장의 모습은 마치도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예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장 발장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마리우스를 집으로 데려다준다. 마리우스는 자신을 살린 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회복하고, 할아버지 질노르망으로부터 코제트와의 결혼을 승낙받는다. 장 발장은 자신이 숨겨 놓았던 전 재산을 마리우스, 코제트 부부에게 내놓는다. 장 발장은 행복에 겨웠지만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하룻밤의 긴 고민 끝에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스스로 불행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몇 년 후, 자신을 살린 인물이 장 발장임을, 그가 어떤 삶을 알게 된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임종하는 가운데 장 발장은 삶을 마무리한다.

소설은 이렇게 끝난다.


5부에도 특히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다. 앞서 밝힌 대로 파리 하수도에 관한 장면, 자베르의내적 혼란에 이은 자살, 장 발장이 세 번째로 자신의 행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백하기 위해 고심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파리의 하수도에 관한 묘사는 지금도 당대의 연구 자료로 쓰일 만큼 자세하고 정확하다고 한다. 자베르가 센강에 몸을 던지는 장면은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영화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장면인데, 세상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는 것은 그런 축약본의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는 절대로 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결국 장 발장의 묘비명은 풍상에 마모되어 흔적이 사라진다. 사람의 일생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빅토르 위고는 그런 사람을 왜 기억해야 하는지, 왜 서술되어야 하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장대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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