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레 미제라블』을 읽으며 각 권(부)에 대한 나의 소감을 이야기했고, 마지막으로 전체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줄거리보다는 이 '위대한 소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
우선 분량과 재미에 대해.
『레 미제라블』은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모두 2,500쪽이 넘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다. 줄거리를 이미 대충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음 장면을 기대케 하는 무언가 있다. 그리고 어릴 적 읽었던 축약본이나 만화 등과는 다른 쫄깃쫄깃함이 있다. 그리고 지루할 것이 뻔해 보이는 여러 논평 역시도 소설 속에 녹아들어, 지루해질 즈음에 다시 재미를 되찾는다.
소설의 성격에 대해.
『레 미제라블』은 역사 소설이다.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군대가 패배하는 즈음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그렇게 프랑스 대혁명의 이상은 일단 좌절하고 만다) 1832년의 6월 봉기를 거쳐 1835년 장 발장의 죽음으로 마무리한다. 그러면서도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으로부터 이 소설이 마무리된 이후의 1848년의 봉기까지 역사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그것을 구체적이면서 신랄하게 논하고 있다. 역사를 알고 있다면 이 소설은 더욱 흥미롭고, 모른다면 알게 된다.
『레 미제라블』은 또한 사회 소설이다. 빅토르 위고는 소설을 통해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사회의 가난과 불의가 어디서 생기는 것인지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펼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이 원래부터 부도덕한 사람이, 혹은 하층민은 그런 인간이기 때문에 가난하고 잘못, 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가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장 발장을 비롯한 소설 속 많은 인물들의 변화에논리적, 감정적 타당성을 준다.
『레 미제라블』은 서정 소설이다. 빅토르 위고의 시대에 문학은 대중 문학과 예술 문학이 구분되지 않았다. 위고는 문학적 가치가 있는 것과 잘 팔리는, 대중적 감성에 다가가는 것에 대해 전혀 위화감을 갖지 않았다. 그러므로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을비롯하여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성을 다했다(다만 19세기 프랑스 소설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남녀 간의 사랑에 관해 ’육체적인‘ 부분은 하나도 다루지 않고 있다).
더불어 『레 미제라블』은 인간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특히 내면의 갈등에 관해서는 그 밑바닥까지 탐구해갔다. 한 인물이 어떤 결정을 했을 때 결정의 내용과 결과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장 발장이 상 마르티외 사건을 두고 고민하거나,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을 두고 질투와 비슷한 감정을 갖거나,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할 것인지를 두고 번뇌하거나, 자베르 형사가 자신의 딛고 있는 세계, 신념이 무너짐을 느끼거나, 마리우스가, 질노르망이 자신의 세계와 다른 사람의 세계가 충돌할 때의 갈등을 느끼거나 등등. 이것은 위고가 사람을 얼마나 다층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는지를 보여준다.
『레 미제라블』에 관해서는 이보다도 더 많은 측면에서 이야기되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봤을 때, 『레 미제라블』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은 이 소설은 위대한 소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