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놀라운 모험

데이비드 벨로스, 『세기의 소설, 레 미제라블』

by ENA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2,500쪽이 넘는 그 방대한 분량뿐만 아니라 그 너르고 깊은 세계 때문에 단번에 접근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소설이다.


읽으면서도 놓치고 가는 것이 없는지 늘 의심스럽다. 놓친 부분은 반드시 있어 뒤쪽을 읽다 앞으로 돌아가 찾아보는 경우가 없지 않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술된 부분이 나중에는 굉장히 중요한 암시가 되는 경우도 많다. 거기에 위고가 어떤 의미에서 이런 부분을 넣었는지, 왜 굳이 이런 말을 썼는지 궁금한 경우도 있고, 이 작품의 내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또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의 프랑스에대한 이해가 부족해 답답한 경우도 없지 않다(빅토르 위고는 당시 독자들은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해서 쓴 것을 오늘날의 독자에게는 암호 같은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 데이비드 벨로스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대학 교수다. 그럼에도 『레 미제라블』을 읽지 않다 걷기 여행하며 읽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며 걷기는 포기하고, 호텔에서 따뜻한 담요를 뒤집어 쓰고 『레 미제라블』을 읽었다고 한다. 물론 그건사실일 테지만, 이후 그가 빅토르 위고와 레 미제라블』의 배경과 의미를 찾아나섰고그 방대한 세계를 풀어낼 수가 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세기의 소설, 레 미제라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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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은 『레 미제라블』을 이해하는 데 보석 같은 책이다. 『레 미제라블』을 읽으면서 놓쳤던 것을 다시 되새기게 하고, 별스럽지 않게 지나쳤던 부분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한다. 그러면서 『레 미제라블』 쓰기와 출판에 관한 여러 사항들 역시 흥미롭기 그지없다. 위고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가 『레 미제라블』을 쓰게 된 이유와 과정, 그리고 소설 속의 줄거리는 물론 갖가지 논평을 포함한 이유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레 미제라블』에 관한 연구 논문은 아니지만, 『레 미제라블』을 이해하는 데 아주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충실한 가이드이지만 『레 미제라블』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어야 훨씬 고개를 끄덕일 일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저자가 생각한 것, 혹은 밝혀진 것이 일치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를 계속 확인할 수 있으며, 그것은 『레 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을 보다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또한 빅토르 위고나 『레 미제라블』에 관한 배경 설명은 소설에 관한 넓은 세계를 펼쳐준다. 『레 미제라블』을 읽은 독자라면 아주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물론 이 책의 소중함도 생각하게 되지만, 역시 『레 미제라블』은 위대한 소설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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