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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세계 읽기

임주리, 『영화로운 세계』

by ENA

영화를 보는 목적인 참 다양하다. 영화는 오락이며, 시간 보내기 위한 수단이며, 연인과의 사랑을 진전시키는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목적으로 영화를 본다. 그러나 영화는 때론 세계를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물론 앞에서 얘기한 영화의 효용과 뒤에 얘기한 영화의 가치가 서로 배타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락의 수단으로 영화를 보지만, 그것을 통해서 자연스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하며,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영화를 보더라도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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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자 임주리는 문화부, 사회부, 국제부 등을 거쳤다. 그 경험이 이 책의 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를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봤지만, 그 목적에만 그치지 않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사회의 구조에 대해 분노와 아쉬움을 느꼈다. 그리고 또한 국제 관계의 복잡하고 냉혹한 현실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영화는 사회와 세계를 이해하는 보조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엔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러 영화를 언급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기에 소개한 영화 중에 내가 본 영화는 1/3이 채 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게 이 책을 읽는 데 어떤 제약이 되지 않는다. 저자가 자세히 설명해서가 아니다. 그 영화를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회와 세계의 현실이 구체적이고 익숙해서다. 영화는 세계를 구현하는 특별한 수단이지만, 사회라는 한계 속에서 탄생한 수단이므로 특별하지 않다.


영화를 보면서 항상 심각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다면, 영화를 보는 시간과 기회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우리 사회든, 지금 이곳과는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떨어진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것들이 언제나 지금 여기의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저자가 얘기했듯이 “세상에 ‘남의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게 연대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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