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의 세상 이야기

최재천, 《최재천의 희망 수업》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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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는 명쾌하다. 특기가 그렇다고 했듯이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무엇인지 눈에 보인다. 그러면 해답도 보인다. 그것을 쉽게 간결하고 우아한 언어로 전달한다. 역시 그가 여기에도 썼듯이 소리내어 읽으면서(!) 몇 번을 고쳐 쓴 문장이기에 잘 읽힌다. 잘 읽히는 문장은 내용을 잘 전달한다.


열 한 차례의 레슨(lesson)이 이어지는데, 모두 그의 살아온 경험과 연구에서 온 얘기들이다. 그저 책상 앞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뒤적이면서 떠오른 개인적인 사유가 아니다. 그래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 많다.

다른 이들도 해왔던 얘기들도 있으니 그것들을 제외하고 몇 가지만 옮겨보면 이런 것들이다.


우선 “책읽기를 빡세게” 하라고 조언한다. 책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하는 얘기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으라는 조언도 넘쳐난다. 최재천 교수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시대에, 10년, 20년 일하면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야 하는 시대에 책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의 문턱을 넘은 이들이 가지는 이점을 이야기하면서, 그런 책읽기가 더욱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취미로서 읽는 책읽기가 아니라, 빡세게 ’기획독서‘를 하라고 권한다. (잘 모르는) 어떤 분야의 두툼한 책을 두 권, 세 권 읽으면, 다른 새로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새로운 기회를 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강조도 공감한다. 나도 많이 해왔던 얘기를 최재천 교수도 하고 있다. 사회에서의 모든 일은 결국 글쓰기로 귀결되고 평가받는다는 것. 자신이 어떻게 글쓰기를 배웠는지를 얘기하고 있는데,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작문 시간이 있었다. 운 좋게도 정말 ’작문‘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한 시간(정확히는 50분) 동안 소재나 주제를 주고 글을 쓰게 했다. 한 10분 정도 남기고 확인을 하셨는데, 난 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 글쓰기는 결국 훈련이다. 최재천 교수의 얘기도 다를 바 없다.

두 천재 이야기에서 나오는 교훈도 새겨 들을 만하다. 아인슈타인과 피카소에 관한 얘기인데, 특히 피카소에 관해서는 역시 한참 전에 읽은 적이 있다. 피카소는 정말 엄청난 수의 작품을 그렸고, 그러다 보니 그중에서 정말 좋은 작품도 나왔다는 것이다. 피카소 역시 천재였지만, 그의 성공은 작은 것을 꾸준히 해온 성실성에서 나온 것이다. 한탕이 아니라.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가 아닌 이상은 피카소의 전략을 따라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최재천 교수의 생각이 다 옳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도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생각과 토론이다. 그는 토론이라는 말이 남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을 불러일으키는 용어라고 해석하고, 숙론(熟論)이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있다. 영어로는 discussion이다. 실제로 그는 머리말을 통해 여기의 주제가 숙론의 대상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제된 가르침으로 받아들여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주고받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다시 제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내용도 이 책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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