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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Aug 31. 2020

그 음료들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나

톰 스텐디지,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일단 이 너무나도 평범하고 몰개성적인 제목은 주로 일본에서 나온 책들에 붙여진 제목인데의외로 영국 저자의 책이다(원제도 “A History of World in 6 Glasses”로 조금 다른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하다). 또한 소개하는 소재 역시상상할 수 있는 바로 그것즉 맥주와인증류주커피콜라로 그다지 차별점이 없다다만 알콜성 음료 셋과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 셋으로 균형을 맞춘 것 정도 금방 눈에 띠는 정도다.

 

그런데 기존의 세계사를 바꾼 ~~’ 등등의 제목을 가진 책들그리고 누구나 관심을 갖는 소재를 다룬 책들과 다른 점은 있다기존의 책들이 독자들의 관심사에 훨씬 접근하여 흥미 위주로 그것들의 전반적인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면이 책은 각 소재에 대해 초점을 좁히고 있다이를테면 맥주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는 석기 시대에 맥주가 처음 발견되고농경 문화와 어떻게 관련이 맺게 되었는지를 소개하는 장과 그 맥주과 인류의 도시화문명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소개하는 장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그러니까 맥주의 종류에일이 어떻고라거가 어떻고 하는지에서 시작해서맥주 순수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오늘날 맥주가 어떤 지형을 이루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와인에 대해서는 그 시작과 함께 그리스로마 시대의 와인의 위상과 쓰임새에 대해서 집중한다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증류주에 대해서는 주로 럼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는데그것이 식민 개척 시대에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미국의 건국과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주로 이야기한다.

 

이 세 가지 알콜성 음료(맥주와인증류주)에 이어 카페인을 포함한 음료로 넘어가는데커피에 대해서는 그토록 할 말이 많을 것임에도 불구하고집중하는 부분은 (당연하게도영국과 프랑스에서 커피와 커피하우스가 한 역할이다커피로 이성의 시대가 펼쳐지게 되었고혁명의 모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이 부분은 너무도 잘 알려진 얘기이기도 하다) - “커피와 혁신이성그리고 네트워킹의 관계(여기에 혁명적 열정의 질주)” 이 말이 커피의 역사를 대변한다차와 관련해서는 차 문화의 기원(주로 중국에서)을 얘기한 후바로 대영제국이 산업화와 관련하여 차를 어떻게 이용하고또 제국주의 성립에 차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보여준다저자는 대영제국에서 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차였다고 분명하기 지목하고 있다.

 

코카-콜라에 관해서는 자본주의의 상징으로서어떻게 그런 역사를 밟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다전쟁 이전에는 미국의 음료에서전쟁 중에 전세계로 퍼져나갔고냉전 중에도중동에도 그 영향력을 과시하였고지금도 그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음료가 바로 코카-콜라이다저자는 병에 의한 글로벌화라 칭하고 있다자본주의 글로벌화의 상징과 같은 음료가 바로 코카-콜라인 셈인데이는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각 음료에 대해서 연대기식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그 음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모두 지금도 사랑받는 음료들인데이 음료를 마실 때마다 역사를 떠올릴 수는 없겠지만그 역사가 떠오를 것이다그 음료가 떠안았던아니 인류가 그 음료들에 부여했던가볍지 않았던 역사적 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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