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은 소설이 심오함을 담다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2》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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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고전이다. 모든 고전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당대의 대중소설이었다. 심오함 때문에 사랑받은 소설이 아니라, 사랑받은 소설이 심오함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선(善)과 악(惡)을 선명하게 대비시키면서 권선징악의 교훈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심오함과 매력은 선(善)이 아니라, 악(惡) 쪽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2권, 뒤로 갈수록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올리버 트위스트를 구원해내는 선한 인물들이 아니라, 그를 괴롭히고, 악의 편에 서 있는 인물들, 범블, 페이긴, 싸익스, 멍크스와 같은 이들이다. 여기에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또 전향하기도 하는 낸시나 베이츠 같은 인물들 역시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그들에 비하면 선의 편에 서 있는 인물들은 오히려 매력도가 덜한데, 그건 그 인물들이 왜 그렇게 선한 까닭이 단지 그런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혹은 원래 그런 심성을 가졌기에, 라는 답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악인들이 시대의 산물이라면 선인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선한 사람들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선한 인물들이 올리버 트위스트를 만나고 돕는 과정들도 매우 우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 한 가지 이 소설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부분 중 하나는 유태인 혐오다. 악인의 대표자 페이긴이 유태인이다. 시종일관 그를 '유태인'이라고 칭하면서 유태인과 악을 동일한 것으로 여기게끔 유도한다. 그게 비록 혐오까지는 아니라고 두둔할 지라도 찰스 디킨스는 분명히 유태인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인정해야 할 것은 찰스 디킨스가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작가, 즉 당대의 작가라는 점이다. 시대의 한계에 벗어날 수 없었고, 그렇게 시대의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시대를 굳건하게 반영하는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찰스 디킨스가 인정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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