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 《STOP》
새로운 형식이다. 한 편의 소설의 장마다 음악이 덧붙여졌다.
아닐까?
음악들 에 이야기들이 덧대어진 걸까?
소설은 슬펐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비극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영혼의 이야기.
수백 번 삶을 살아가는 영혼의 이야기라면 온갖 삶의 이야기로 풍부할 줄 알았다.
소영과 별이 같은 비극적인 삶은 슬플 것이고,
어떤 삶은 찬란할 것이고,
또 어떤 삶은 평범하지만 행복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고통으로 가득찬 삶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억되지 않고, 의미가 없는 삶에 관한 이야기라니.
기록되지도 않고, 분류되지도 않는 삶이 있다니, 아니 태반의 삶이 그런 것이라니.
허위의 삶을 살았지만 남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면 그게 가치 있는 삶이라니.
살아가는 것의 무게가 달리 느껴진다.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달리 생각하게 된다.
내 삶을 억지로 가치 있게 만들고, 의미 있게 만들려는 노력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의도가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은 삶에 회의적이다. 물론 정답이 없는, 평범한 삶에 대한 긍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음악은 달리 들린다. 음악에는 글에서와는 다른 감정이 흐른다. 같은 내용을 두고 쓴 글이지만, 만들고 연주하고 노래한 음악이지만 다른 장르는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서로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파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 그게 어쩌면 이렇게 글과 선율을 함께 붙여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