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에 대한 수다

도코 고지 外,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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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환회의 《독서를 영업합니다》를 읽다 메모를 해두었다 읽게 된 책인데, 문학상에 대한 얘기가 의외로 재미있다. 2016년에 한 대담이니 벌써 10년 전이고, 그후로도 많은 작가와 작품이 노벨문학상이니, (맨)부커상 같은 것을 받았으니 철이 지난 얘기 같아 보이지만 어쨌든 문학은 낡아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일본 평론가와 작가들의 얘기인데, 우리랑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이해되기도 하고, 좀 다른 결을 갖는 얘기들이 있어 그것도 재미있다.


8개의 문학상을 대상으로 각각 3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8번의 대담에 도코 고지가 참석하고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그의 기획이라는 것을 알겠다. 각각의 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3개씩 골라 읽고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니까 모두 24편의 작품인데, 실은 중간중간 비교하는 작품들이 한참 더 나온다. 그러니 아마 합하면 모두 100편이 넘는 작품이 소개되는 셈이다.


그래도 24편이 중심인데, 내가 맘이 좀 편했던 게 의외로 내가 읽은 작품이 많았다(책에 관한 책을 읽을 때 가장 불편한 게 나도 모르는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읽는 것이다).

노벨문학상의 앨리스 먼로, 오르한 파묵, 부커상의 마거릿 애트우드, 공쿠르상의 미셸 우엘벡, 파트릭 모디아노, 퓰리처상의 줌파 라히리, 카프카상의 필립 로스, 예루살렘상의 이언 매큐언 같은 이들이 내가 읽은 작가들이다. 묘한 것은 일본의 아쿠타가와상이나 나오키상에 대한 얘기에서 나오는 작가들은 하나도 읽지 않은 작가들인데, 사실은 전체적으로 (일본에서의 얘기니) 일본 작가와 일본 작품을 많이 인용하지만 잘 모르는 작가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를 제외하고는. 내가 대체로 일본 작가의 작품은 대체로 추리소설 중심의 흥미 위주로 접하고, 다른 나라의 작품은 작품성을 많이 보는 것 같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서 ’대체로‘).


이들이 상에 대해서 얘기하고, 작가에 대해서 품평하는 것을 읽으면서 공감도 하고, 의외다 싶은 것들도 많다. 인상적인 부분만 몇 가지 인용하면,

먼저 노벨문학상에 대한 것인데, 노벨문학상이 딱 톨스토이 같은 작가를 염두에 두고 수상이 이뤄지는데도(”’인류를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중요 임무를 떠맡은 어떤 시대, 문화의 문학적 계보와 노벨문학상은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작 톨스토이는 수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유럽에 대한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노벨문학상이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소개하는 작품은 ’잘못 받은‘ 사람들의 작품이다. 그러니까 노벨문학상의 일반적 계보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인데, 마거릿 애트우드 대신 받은 앨리스 먼로 같은 경우다. 아직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인데, 노벨문학상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한강 작가였을 거라는 느낌이 팍 든다(부커상 얘기를 하면서 한강 작가 얘기를 좀 길게 하고 있기도 하고, 매우 좋았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 상마다 대담에 참여한 이들이 받았으면 하는 이들을 언급해 놓기도 했는데, 놀랍게도 밥 딜런이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잘 모르는 작가들은 언급한 일본의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에 관한 것인데(사실 이 상을 받았다는 책 소개는 많이 봤다), 아쿠타가와상은 신인 작가에 주어지고 문학적인 면에 치중하는 데 반해, 나오키상은 중견 작가에 대중적인 작품에 주어진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것을 여기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아쿠타가와상이란 결국 프랑스 문학이나 영국 문학 같은 것을 일본어로 쓰려고 하는 사람을 칭찬해주는 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퓰리처상에 대한 얘기인데, 여기서도 퓰리처상(특히 픽션)은 ”미국다운 메시지“를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 또 재미있는 인식은 ”길어야 하고 개인이 사회와 불화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는 패턴도 많고“와 같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런데 정작은 이들이 얘기하는 작품 중에는 미국적이라기보다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미국 사회를 그린 작품이 많다. 대표적으로 줌파 라히리.


그리고 카프카상이나 예루살렘상은,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받은 상이라는 점에서 일본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야기해야만 하는 문학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책을 내면서는 관심을 받아야만 하니까.


재미있었다. 다시 읽어봐야할 것 같은 느낌의 책도 있었고(그런 식의 얘기였나?), 읽지 않은 책 가운데 메모를 하게 된 책도 있었다(대표적으로 파트릭 모디아노). 다시 이런 기획을 하면(하지 않았을까?) 각 상들이 어떤 변화를 해왔는지를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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