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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Apr 07. 2021

우리의 일상은 뿌리가 있다

주성원, 《일상의 탄생》


우리의 삶은 온갖 물건과 전통으로 싸여 있다. 특별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일상(日常)’이라 부르지만, 그 일상이 처음부터 일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일상이 어떻게 등장했고, 또 인식하지 못할 만큼 ‘일상적’인 것이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흥미롭고, 또 즐거운 일이다. 우리 삶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거의 인식하지 못할 만큼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서 쓰고 있다. 여기의 내용들은 모임에서 아는 체하기에 좋을 만큼의 분량이다. 여기서 ‘아는 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 무엇을 알고자 하는 욕구는 스스로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펼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게 동력이 되는 셈이다.

 

사실 대부분이 어디선가 읽어보고, 들어봤던 얘기들이 많다. 알고 있던 것들도 있고(그렇지만 내용을 술술 이야기할 만큼은 아니지만), 몰랐던 것도 있다. 또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르거나, 결이 다른 내용도 없지 않다.

 

그런데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이 참 다양하고, 또 역사를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뿌리가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무척이나 의미 있다. 아무렇게나 우리의 현재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 어떻게 굴곡이 지어졌든 어쨌든 그 역사를 통해서 우리의 현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것이 세계 이곳저곳에서 생겨나 혼합되고 변화해왔다는 것 여깃 의미 있다.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일상의 역사가 증명한다.

 

모든 것에 의미를 두며 살아가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그래도 그 역사를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은 우리 삶의 뿌리를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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