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저주?

도현신, 《흙의 전쟁》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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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대해 어렸을 적부터 들어온 얘기 중 하나가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석유가 났다면, 하는 얘기는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런데 도현신의 《흙의 전쟁》을 읽다보면 자원은 축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저주라는 생각이 든다. ‘자원의 저주’.


황금과 석유를 두고 벌어진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고둥에서 추출한 염료를 차지하기 위해, 염색에 들어가는 물질인 백반을 확보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켰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다이아몬드와 희토류 때문에 내전이 터지고, 무자비한 착취가 벌어지고 있다. 만약 그곳에 그런 자원이 없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자원은 늘 힘센 쪽이 힘이 약한 쪽을 침략하는 원인이 되었다. 자원이 힘을 기르게 하는 요소가 되어야 함에도 자원에서 나온 부는 내부에서도 힘이 센 쪽으로만 흘러갔고, 국가의 산업을 일으키고, 사회의 건강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외부에 침략당하고, 그 자원마저 지키지 못했다. 역사의 단순한 순환이다.


그러나 사실 카다피의 죽음과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들여다보면서, 칠레 아옌데 정권에 대한 피노체트와 미국 CIA의 쿠데타를 다시 읽으면서 자원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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