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가 아니라 다랑어

이주희, 『내 이름은 왜?』

by ENA

이름을 아는 것은 대상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일이다. 그 이름이 어디서 온 것인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알면 그 대상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것을 아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그 대상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이를테면 ‘황소’라든가, ‘황새’의 ‘황’이 ‘노랗다’는 뜻이 아니라 ‘크다’를 의미하는 것을 알면 그것들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것들을 바라보는 자세도 달라진다.


스스로는 많은 생물 이름을 다루지 않았다고 했지만, 상당히 많은 ‘우리’의 동식물 이름을 다루고 있다. 이미 조금은 알고 있던 것도 있고(참치가 바른 말이 아니고, 원래 다랑어라는 것 같은 것이나 원숭이를 ‘잔나비’라고 부르는 이유, 대게의 ‘대’가 대나무라는 뜻 정도), 처음 듣는 것들은 참 많고(이를 테면, ‘말’이란 이름 자체가 크다라는 데서 온 것 같은 것, ‘곰’이 ‘검다’에서 유래했다는 것, 자작나무가 순우리말이라는 것 등등), 읽으며 그럴 듯 싶은 것도 많고(두루미, 까마귀, 제비, 까치와 같이 울음 소리에서 온 명칭들이 대표적이고, 해오라기 혹은 하야로비가 ‘희다’라는 뜻을 같는 것),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도 있다(도마뱀이 꼬리를 ‘토막’내고 도망가는 뱀이라는 뜻이라거나, 느티나무가 누런 회화나무라는 것 같은 것).


사실 이런 이름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아는 게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걸 모르더라도 우리는 참치라 부를 것이며, 백조가 원래 고니라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백조의 호수’라고 부를 것이다. 호랑이가 고유어인지 한잣말인지도 사실 그것을 쓰는 입장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본다.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왜 생물을 부르는 이름을 선취하려 할까? 그 이름에 자신이 생각하는 뜻을 부여하려 할까? 원래의 뜻을 잃고 이상하게 불리는 동식물의 경우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정말 똑같을까?


지적 유희로서도 이름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아는 게 의미 있지만, 그 과정에서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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