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질병들,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수잰 오설리번,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by ENA

스웨덴에 망명 신청한 가족의 딸들이 잠에서 몇 년 동안 깨지 않는다. 부유했던 광산 마을이 폐쇄되고 난 후 주민들이 한꺼번에 발작을 일으킨다. 니카라과의 한 지역의 주민들이 연이어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진다. 검사 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등등


이런 기이하고도 불가사의한 질병들은 이른바 심인성 장애(psychosomatic disorder)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히스테리(hysteria)나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라 불리던 질병의 이름이 바뀌었고, 또 이 명칭 역시 기능성 신경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disorder)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심인성’이라고 했을 때 마음이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마음만 바뀌면 괜찮아지는 듯한 인상을 주는 데 반해, ‘기능성’이라는 말은 신경체계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IMG_KakaoTalk_20221121_102926771.jpg




신경학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이런 불가사의한 질병들이 일어난 지역과 환자들, 가족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이 질병들이 어떤 경과로 생겼으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찾고 있다. 자신의 환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통해서도 그 문제들에 대한 통찰을 더한다. 어떤 상태에 대해서 질병으로서 규정짓는 것, 즉 병명을 부여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고 있고, 이는 서양의학의 불편한 부분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에 대해서 이유를 찾아야만 하는 서양의학은 그 환원주의의 덕으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 문화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으면서 빈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빈틈은 단순히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로 남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본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내가 아프다는 인식, 혹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실제로는 정상 범위에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질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하면, 바로 내 목이 칼칼해짐을 느끼는 것이 우리의 3년의 나날이었는데, 그와 비슷하다고 할까? 그런데 그런 질병을 단순히 마음의 문제이니, 마음만 바꾸면 금방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거나, 심지어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여전히 그것은 질병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방식이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불가사의한 질병들이지만 기괴하다는 느낌보다는 공감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저자의 공감 능력이 글에도 반영되었으리라. 그리고 여러 매체에서 올리버 색스와 비교하고 있는데, 조금은 결이 다르지만 충분히 비교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문제에 천착하면서 그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과학자, 의학자의 모습이면서 전체 과정을 다 확인하려는 모습에서는 작가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국사를 주변 민족과의 관계를 통해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