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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스 Feb 28. 2024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

국회에서 일하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다.

특히나 4월의 봄꽃을 기다리는 2월에는.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갈 기회를 노리는 사람,

이미 높은 곳에 올랐으나 더 높이 오르고 싶어 마음을 졸이는 사람,

세상에서 단 한 번도 실패를 해보지 않았다가 난생처음 거절, 탈락이라는 걸 맞보게 된 사람들을 날 것으로 지켜볼 기회를 얻었으니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유난히 인간에 대한, 특히 그 내면의 생김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나의 촉과 호기심이 그들의 표정과 몸짓을 섬세하게 읽어내더니 결국 많은 상념을 만들어냈다.




양귀자 작가가 그랬더랬지.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라고. 그것이 인간이라고.





난 개인적으로 며칠 사이, 아주 커다란 실패를 맛봤다.


실패라기보다는 포기다.

나이 마흔이 넘어선 나는,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안다. 그 둘을 딱 나누고서 미련 없이 버려버리는 결정도 내릴 수 있다.

혹시 하는 미련도 없다. 보자마자 타인의 마음을 살피려 하는 예민한 본능만큼, 내 마음을 헤아려 단단한 벽이나 폭신한 이불같은 걸로 보호하는 기제도 뛰어나 금세 생각을 꺼버리기도 하니까. 하지만 포기에 다다르는 길에서 오랜 시간 느낀 열패감은 매번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일까 양 작가의 말과는 다르게  나는 오늘,

타인의 불행에서 위로(cheer up)를 받지 못했다.

그들의 실망감과 우울감이 너무나 고스란히 느껴져

위로(up)가 아닌 아래(down)로 꺼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오히려 우연히 찾아온 행운에 들떠하는 사람을 보면서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운다.

 

그 사람의 성공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게 훌륭한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듯이 나의 실패가 나의 부족함의 결과물이 아니라 생각할 것.


그러니 조금 덜 힘들어하고,

조금 더 힘을 내 볼 것.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이 역시 양귀자 작가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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