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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꿍꿍이 많은 직장인 Oct 09. 2022

29. 고향의 봄_동요(고향집)

내가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 中>


타향살이를 시작한 대학생 때부터인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내게 있어 우리 집은 '고향집'이 되어 있었다.


삶의 무게가 커질수록 고향집 생각은 더 간절해지곤 했다. 


대학생 땐 시험을 치고 난 후 꼭 고향에 갔고,

회사생활이 지칠 땐 고향집 생각이 간절했다.

고향집은 내게 일종의 도피처 역할을 해주었다.




고향집을 갈 때는 현실에서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생각 없이 간다.

고향집을 계획하고 코스를 짜서 가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여행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새로운 곳을 가는 것은 기대감과 흥분을 주지만 그만큼 피로감이 생긴다.

하지만 고향집을 가는 것은 기대감은 없지만 익숙함이 주는 포근함이 있다.

흥분해서 갔다가 피로감을 가득 안고 오는 여행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그곳에는 내게 익숙한 세상의 풍경이 그대로 있고

그런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어릴 때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그럴까.

고향에서 걷는 발걸음은 평소보다 좀 더 느려지곤 한다.

느릿느릿 걸으며, 사진 한 장으로 남아있는 듯한 어릴 때의 추억을 곱씹는다. 

길을 걸으며 기억 속 사진을 한 장씩 꺼내어 보는 것은 꽤나 즐겁다.


고향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면 집밥을 빼놓을 수 없다.

뽀얀 쌀밥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한 땀 한 땀 다듬어 무쳐주신 나물반찬에서 당신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치여 혼자라고 느낄 때, 어머니께서 해주신 집밥은 큰 위로가 된다.

그렇게 집밥을 먹으며, 정성스레 만들어 주신 반찬을 먹으며,

위로받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자존감이 많이 채워진다.




며칠 전 고향집을 다녀왔다.

와이프와 손잡고 산책을 하며 어릴 적 추억을 나누었고,

돌아와선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었다.


그렇게 이틀 밤을 지내고 왔고,

덕분에 좀 더 용기 있게 세상과 맞설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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