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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Jan 17. 2019

"아몬드" , 손원평

한줄요약 : 참고로 무표정으로 다니면 무서워한다.

손원평, 아몬드


만화를 보다 보면 주인공이 극적으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하는 행동이 있다.

모든 고통을 감각하지 못하는 상태라던가, 감정을 초월한 상태가 되어서 극의에 오른다거나 하는 게 있다.

손원평, 아몬드, (파주:창비, 2017)

그런 둘의 공통점은 바로 감정,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상태인데 딱, 주인공이 그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감각을 아예 못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감정이 없는 상태인 듯하다.


우리가 흔히 감정이 없는 사람보고 '산송장'같다고 할 때 주인공은 이 말에 아주 흡족한 사람이 된다. 누군가의 감정을 공감하기 힘들어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을 교육을 통해서만 어느 정도 감지할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특히나 주인공은 자신의 눈 앞에서 어머니와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순간을 목격하면서도 아무런 '슬픔'을 느끼지 않는다. 어쩌면 슬픔을 느낀다고 하기보다는 슬픔을 교육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잠은 잘 와? 학교는 어떻게 다녀? 망할, 가족이 네 앞에서 피 흘리면서 죽었는데."
"그냥 살게 돼. 사람은 살게 돼 있는 존재니까."
- 손원평, "아몬드"중에서 - p.136


주인공과 함께 다니는 인물은 감정이 풍부하게 나타난다. 욕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신이 느끼는 바를 가감 없이 말하는 인물이 '곤이'이다. 어쩌면 작가가 문학적 장치로 설정한 인물이 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둘이 대립하고 서로 이야기하고 관계를 맺을수록 우리가 얼마나 '정상적인' 것에 벗어난 인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은 비록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지만 그것이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한 살인마와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공감 결여는 결국 끝없는 교육 속에서 "경험상으로 이 정도에서 이만큼 하면 사람들이 넘어가더라"라는 것으로 대체된다.


"너 재주 좋더라. 로봇 주제에 연애질도 할 줄 알고" - 손원평, "아몬드" 중에서 - p.214


그런 점에서 단순히 미치광이 살인마가 아니라 같은 사람으로서 그리는 점이 이 소설의 묘미이다. 사이코패스가 소설이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긴 하지만 어떠한 폭력성 없이 소설에 등장하는 점은 참신하다.





평점 : ★★★ (재밌지만 인생 책은 아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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