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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세상을 바라보기

by 신문철

가끔씩 연애 상담을 하게 되면 별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중에서도 많이 듣는 말은 “좋아질 줄 알고 사겼는데, 좋아지지가 않아요” 이다.


이러한 말이 보여주는 사실은 우리가 ‘사랑’을 가벼움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에 옳고 그름은 없겠지만 ‘사랑’의 가벼움에 취해서 관계의 무거움을 잊고 있다.


누구나 겪는 외로움은 누군가 나를 사랑해준다는 사실을 통해서 잠시나마 해소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를 사랑한다는 저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처럼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타이밍은 아주 잡기가 힘들다. 밀기만 하다가는 멀어져가고, 당기기만 하다가는 부담스러워지는 것처럼 사랑에는 양자를 잘 맞출 타이밍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밀란 쿤데라의 소설 “농담”은 아주 의미 있는 말이 될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마음이 나에겐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고,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는 농담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만큼 ‘농담’같은 일은 없다. 서로의 마음이 일치한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일처럼 보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은 결국 불가능한 것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상호간의 연결’이라고 말한다. 결국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은 상대방과 내면적인 연결을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저 사람과 내면적인 연결’을 의미한다. 이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는 무수한 감정들이 들어있다. 단순히 외로움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수많은 감정을 하나의 원인으로 돌리는 것이며, 그 안에는 단 한 사람의 모습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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