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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문철 Aug 04. 2019

여성학이 싫으면 이거라도 봐라...제발

이토 키미오, "남성학 입문" 

이토 키미오, 남성학 입문


예전에 푸코 관련한 책을 읽으면서 지식과 권력의 관계를 설명해준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지식이 권력을 담고 있기 때문에 권력을 행사하는 지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부르주아에 관한 것은 없고 프롤레타리아에 관한 지식이 있으며, 여성학은 있으나 남성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띠용!!?? 남성학 있다. ㅋㅋㅋㅋㅋㅋ와 이게 사네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읽었다. 앞서 말한 관점에서 남성학을 바라볼 때 "아 이게 또 남성 이데올로기 중점으로 쓰여 있겠구나"라고 편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읽으니 생각보다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특히 페미니즘 운동이 발발하고 나서 위기를 맞은 '남성상'에 대한 재고찰이라는 부분이 말이다.


오늘날 남자다움, 남성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가를 중점으로 이야기한다. 페미니즘을 꺼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그 대부분이 남성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하는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 이데올로기'다. 오히려 라캉의 말대로 모든 생물학적 남성들은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거세당한 상태라 봐야 한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운동은 남성성의 위기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지배 이데올로기를 제외한 생물학적 남성들은 그 위기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다움과 마찬가지로 남성다움은 요구되어 왔다. 문제는 여성다움은 그 자체로 억압이라는 점을 드러내지만 남성다움은 책임이라는 점에서 강조되어 왔다. 또한 남성다움은 추구한다는 점에서 여성다움과 동일하지만 남성의 주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소한 여성다움은 여성 자체가 객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남성다움을 다시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나 새로운 점은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묻는다면 그 질문에 긍정과 부정이 아닌 자기다움을 추구한다. 그러나 남성다움을 질문한다면 "저는 리더십이  있어서 남성답다" 또는 "나는 키도 작고 돈도 없기 때문에 남성답지 않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다움에 이야기를 할 때도 '자기다움'을 강조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이퀄리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여성학을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의 남성다움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재고찰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면서 백래시가 여전히 나타나는 시대에 최소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는 이런 남성학 입문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왜곡된 남성 중심의 인식에 대항하여 여성학을 제시했을 경우 전혀 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남성학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통한다면 정말 '남성'학이라는 점에서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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