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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배웁니다
작은 그릇을 껴안고
by
권미림
Nov 20. 2020
고운 흙을 빚어 커다란 그릇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작은 그릇을 깨뜨려 부수고 그것으로 다시 큰 그릇을 빚는 것이 더 힘든 일이지.
그렇다고 네가 가진 그릇이 작다며 낙심하지는 말아라. 태생부터 큰 그릇을 가진 이들을 부러워하지도 말아라. 대신 네 작은 그릇을 깨뜨려라. 그건 아프고 낮아지고 괴로운 일일 테지만 잘 견디고 인내한다면 네 인격은 넓고 단단하게 다시 빚어질 것이다.
그렇게 다시 만들어진 단단한 그릇에는 고뇌의 시간이 담길 것이다. 그건 진주 같은 거야. 나는 단단하고 더 커진 네 그릇보다 그 안에 담긴 진주가 더 보고 싶어.
기억해줬음 좋겠다. 네가 부끄러워할 것은 너의 작은 그릇이 아니라, 작은 그릇을 붙들고 낙심만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끝내 버리는 태도여야만 한단다.
... 나는 네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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