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잎 곱게 빻아
가지런히 놓은 손톱 위를 물들인
지난 계절을 기억하나요
손톱을 깎으면 깎을수록 옅어져 가는
봉숭아 물이 그렇게나 아쉬워
점점 시들어가는 봉숭아 꽃잎을 따곤 했지요
어느덧 여름 지나 풀벌레도 숨죽이는 가을이에요
지난 계절 당신 손톱에 물들인 다홍빛은 그대로일까요
가을 하늘 닮아 옅어진 봉숭아 물이 아쉬울 즈음일까요
봉숭아의 고개가 땅으로 향하는 때
당신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전해봐요
지난 계절 잘 지내온 것처럼
이 계절 그리고 다가올 계절 잘 지내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