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적막

by 권씀

적막 속 숨결을 봅니다. 간신히 매달린 나뭇잎이 파르르 떨리는 계절에 일말의 소리조차 나에겐 크나큰 소음이 되기에, 조용히 귀를 닫고서 오르락 내리는 뒷모습을 바라보죠. 난 바다를 동경해요. 숨이 버거운 이 도시는 어째 나와 맞지 않거든요. 어쩌면 바다 속을 누비는 것들을 동경하고 있는 걸지도요. 아가미가 존재치 않아 와락 바다의 품으로 달려들고 싶다가도 이내 멈추고 말죠. 적막이 필요한 바다에겐 내가 소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둠이 쉽게 깔리는 날엔 하릴없이 숨을 멈추고 웅크려요. 그러면 바다 속을 향하지 않아도 그 곳에 머무르고 있단 생각이 들거든요.


아가미를 달아야 할까요. 쉬운 숨이 버거운 이 도시에 살려면. 결국 난 이 곳을 떠나지 못해서 제자리를 맴맴 돌고 돌아 다시 웅크리고 말아요. 나만 이런 걸까요. 아니면 다들 그런 걸까요. 적막 속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가슴팍을 보기가 어려워요. 산길을 오른다면 조금은 나을까요. 혹 그마저도 어렵다면 난 내 몸을 푸른 바다로 내던져야만 하는 걸까요.


적막을 멈추고 싶어요. 공기마저 숨을 죽인 적막을 열어젖히고 곱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싶어요. 아가미가 필요할지도 모를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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