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소리는 어느새 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가버렸다. 하루종일 달팽이관을 때려박던 그 소리는 해가 뜨면 다시 고개를 불쑥 내밀테지. 담배도 술도 내키지 않는 밤엔 무턱대고 걷는다. 간혹 얼큰하게 취한 사람들을 마주하면 술 익은 냄새가 불쾌해 얼른 피해버리지. 크레인은 이 가을에 춥진 않을까. 목소리를 잃어버린 녀석은 영 힘이 없어보인다. 막걸리라도 하나 흔들어서 요기나 하라고 줘야 할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 봉지에 집어넣은 막걸리 하나 덜렁 들고선 크레인으로 향한다. 지는 노을 따라 어둑해진 마음에 흰 구름 뭉쳐 빈 곳에 놓아두고,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고 생각하지. 구름이 꼭 지우개 자투리를 모아놓은 것 같다고. 구름으로 쓱 문지르면 어둑한 마음 밝아질 수 있을까. 그 생각은 덤으로. 사람이 억지로 밝아질 필욘 없다 해도 그래도 마음에 환한 구석 하나 정돈 있는 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생각이란 놈은 왜이리 줄줄이 달려나오는 걸까. 종잡을 수 없는 마음에 결국 뭉게구름 하나 정돈 있으면 그래도 위안이 되겠지 싶다. 오늘처럼 별 하나 그리운 날엔 마음에 없는 빛,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던하게 채울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목소리를 잃은 크레인에 올라 구름 하나를 설치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