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며
꼿꼿이 서있는 저 꽃도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
허리 굽혀 겸손함을 깨달은 다소곳함도
순간의 긴장이 풀리면
다시 어깨를 거들먹거리는 바람의 횡포에 쓰러지고
삶이란 아무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지
거룩함도
성실함도
사랑함도
그 이름 잊히고 마는 것을
안개 낀 날에도 비바람 부는 날에도
별들이 내려와 사뿐히 안겨드는 밤에도
영원을 향한 너의 모습
짧은 생의 수고를 알아버린
허락받은 하루에 목숨을 거는 네 달관의 몸짓
너의 이름은 그래서 갈대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