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장래희망

by 권씀

어린 시절 일기장을 모아둔 박스를 꺼내 오늘은 잊었던 꿈을 찾아보네


장래희망을 적어오라는 선생님의 말에

핑킹가위로 이쁘게 오린 색지 위로 써 내려간

어린 날의 서투른 꿈은 그 시절의 작은 책상 위 낙서처럼 희미해졌어


어린 시절 책상 귀퉁이에 몰래 써놨던 첫사랑의 이름은

누구에게 들킬까 지우개로 박박 지워버리고

지우개 자국이 남은 곳에 우주 비행사를 그려 넣었지


오늘 밤엔 우주 비행을 해볼까

우주 비행사의 꿈은 그 시절 낙서처럼 희미해졌지만

다시 하나둘 떠올리다 보면 선명해질지도 몰라

구름에 가린 별이 언젠가는 밝게 빛을 내는 것처럼 말이야


오늘 밤엔 야간 비행을 해볼까

달이 저만치 물러나 있는 이 밤에

창공을 갈라 날다 보면 조금은 가까이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잊고 있었던 꿈을 찾아볼까

나이를 점점 먹어가는 어른의 시간에

어린 시절 해맑게 웃었던 아이의 시간을 조금 채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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