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분명 왔다
다들 겁을 먹는다
시선을 안으로 돌려
제 것을 지켜야 할 계절이다
추위 밖에도 눈을 크게 떠야 하고
모닥불 곁엔 잠시도 머물지 못해
사계절을 순서대로 발음하면
겨울 다음 봄이 맞는지 의심이 간다
사실 사라져야 할 것들이 있어
매년 온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것만 같아
겨울을 버티어낼 수 있는 따뜻한 이들만이 살아남아
다시 아침이 길어지길 기다리는 건 아닐까
봄이 먼발치에 있는 즈음
채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들은
새벽 서리에 몸서리를 치며 이 계절을 곱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