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도마도

by 권씀

외할미는 여름이면 설탕 소복이 얹은 도마도를 줬더랬지

짭쪼롬한 첫맛과 달큼한 끝맛에 여름의 열기는 금세 사그라들었어


어느해였던가

외할미가 만들어 줬던 설탕 뿌린 도마도가 생각났더랬지

여름도 채 오지 않은 그 즈음에 말야


난 몰랐지 정말 몰랐지

외할매를 보러 가는 길이 그렇게 무거울 줄은 꿈에도 몰랐지


외손주가 가면 지팡이를 짚고 대문 밖에 나와있던 외할미의 모습은 눈에 선한데

외갓집의 대문에는 낯선 등불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어


금세라도 일어나서 도마도 먹으라고 할 것 같았던 외할미에게

난 도마도가 아니라 토마토라고 왜그렇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을까


때 이른 토마토가 과일가게에 모습을 비친 날

외할미가 만들어준 설탕 소복이 얹은 도마도가 생각나 눈물을 글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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