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낡은 이름

by 권씀

추억이란 하세월 같아 하나둘 입 안에 머금고

알사탕 굴리듯 데굴데굴 짚어 보다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한 움큼 시간을 뛰어넘습니다


어떤 이름들은 누군가에겐 도무지 쓸데없는 것이라

잊은 척을 한 건지 진짜 잊어버린 건지는 모르지만

빠듯했던 그 시절을 넘긴 이에겐 낡아버린 이름일지도 모르지요


그런가 하면 다른 어떤 이름들은 누군가에겐

그 시절 만난 정다운 이들을 떠올리며

오래전 묻어둔 타임캡슐을 꺼낼 수 있는 추억의 책갈피 일지도 모르지요


공터 오락실 공업사 지물포 구루마목마 동아전과 사자머리대문 본드풍선

만득이인형 전파사 주산학원 웅변학원 이웃사촌 구멍가게 쌀집자전거
이루 나열하기 힘들 만큼 무수히 많은 낡은 이름들


이제는 낡아버린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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