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눈깔사탕

by 권씀

하도 커서 입 안 이리저리 굴리기도 벅찬

그 눈깔사탕이 가끔은 먹고싶어지지


입 안에 꾹 넣고 이리저리 굴리던 눈깔사탕은

얼른 밥 먹자는 엄마의 말에 툭 떨어졌었어


눈깔사탕의 달콤함을 미련 없이 떠나보낸

아이의 입술은 저녁노을 빛처럼 붉게 반짝였고

작은 입 안에서 데구르르 데구르르

이제나 저제나 녹을까 싶던 눈깔사탕의 중턱에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개미들이 늠름히 올라섰더랬지


어린 날의 반짝이던 시간은

어쩌면 노을에 녹은 눈깔사탕 같은 걸까


한참이나 찌는 듯한 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저녁 무렵

한오라기 서늘한 바람이 불거나 그럴 때


어린 시절 서로 얼굴도 모르면서

금세 친해져선 한참이나 놀다가 헤어지면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버린 그 친구가 생각날 때


싸구려 식용 색소로 온몸을 휘두른 그 사탕이

가끔은 사무치도록 그립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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