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언제 그랬냐는 듯

by 권씀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있어


열기와 습기가 뒤섞인 시간은 옅어지고

제법 쌀쌀해진 공기가 찾아온 즈음

지난 시간의 잔열이 남아 여전히 나른함은

곁에 머물러 멀리 갈 채비를 마치지 못했어


풍덩 뛰어들어가고플만큼 하늘은 바다의 빛깔을 닮아있고

초록의 시간이 저물어가는 길가의 플라타너스나무엔

어느샌가 빨강과 노랑의 노을이 물들어있어


언제 먹구름이 있었냐는 듯

또 언제 따갑도록 쨍쨍했냐는 듯

어느새 하늘 속 계절은 말간 얼굴을 하고서 오늘을 채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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