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마음이 메마른 계절

by 권씀

걸음이 더딘 겨울엔 눈을 마냥 기다립니다


눈이 내린 뒤 발아래 질척거리는 눈이 참 성가시기도 하지만

그래도 막상 눈이 쏟아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복잡하기만 한 마음에 잠깐의 쉼이 찾아오는 걸 느끼기도 해요


살아간다는 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어서

때론 팍팍하기도 하고 겨울 가뭄이 든 것처럼 메마르기만 할 때도 있죠


어쩌면 겨울보다 메마른 건 마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마음이 메말라버린 날엔

작은 빗방울이나 진눈깨비가 큰 위로로 다가오기도 해요


선인장조차 클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마음에

모든 것들의 걸음이 더디기만 한 그런 겨울에

새하얀 눈꽃이 사르륵 어깨 위로 내려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도 날씨는 내 마음속 바람과는 달리 찬 바람만 머금고 있기에

나는 하릴없이 잎을 다 떨군 나무를 바라보며 이 계절을 나는 수밖에 없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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