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지난 것들을 미처 떨궈내지 못한 머리맡 위
철을 따라 날개를 움직이는 것들은 무던히 지나간다
오도카니 그저 오도카니 서있는 겨울 나무를 보며
밑도 끝도 없이 감정을 밀어넣고선 모른 척을 해
담배 연기를 폐부 가득 밀어넣고선
입 안에서 몇바퀴를 돌리다가 푸우 길게 숨을 내뿜어
계절을 잊고 여전히 빽빽히 머리맡을 채운 녀석은
외로워 보인다기 보다는 어쩐지 기대도 될 것만 같아
상념 미련 혹은 외로운 감정을 툭 던져도 될 만큼
시간을 잃어버린 달은 어느 행성의 그림자 뒤
한참이나 숨어서 무척이나 야위어버렸는데
그런 달에게까지 내 감정을 던지기엔 내 힘은 미약하지
결국 겨울 나무를 보며 한참을 머무르다 다시 감정을 둬
달의 시간이 길어진 계절엔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