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겨울 나무

by 권씀

철이 지난 것들을 미처 떨궈내지 못한 머리맡 위

철을 따라 날개를 움직이는 것들은 무던히 지나간다


오도카니 그저 오도카니 서있는 겨울 나무를 보며

밑도 끝도 없이 감정을 밀어넣고선 모른 척을 해


담배 연기를 폐부 가득 밀어넣고선

입 안에서 몇바퀴를 돌리다가 푸우 길게 숨을 내뿜어


계절을 잊고 여전히 빽빽히 머리맡을 채운 녀석은

외로워 보인다기 보다는 어쩐지 기대도 될 것만 같아

상념 미련 혹은 외로운 감정을 툭 던져도 될 만큼


시간을 잃어버린 달은 어느 행성의 그림자 뒤

한참이나 숨어서 무척이나 야위어버렸는데

그런 달에게까지 내 감정을 던지기엔 내 힘은 미약하지


결국 겨울 나무를 보며 한참을 머무르다 다시 감정을 둬

달의 시간이 길어진 계절엔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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