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들의 고향은 어디였을까
언제 떠나온지도 모를 푸르른 바다를 잊지 못해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한데 누워있지
그물에 끌어올려진 녀석들에게
어선 위 플라스틱 바닥이건 선착장이건 마냥 편했을까
그렇다고 시장 좌판 위라고 달랐을까
거친 그물에 은빛 비늘이 군데군데 벗겨진 채로
가쁜 숨을 토해내며 누워있는 건 매한가지인걸
시장 좌판 얼음 위 굳은 채 누워있는 녀석들
그 사이 꼬리 하나 기다랗게 빼죽 나와있지
눈깔은 아직도 땡그랗게 제 색을 잃지 않았는데
기다란 몸은 그렇지 못해 점점 회색빛깔로 굳어가네
어떤 이는 제 앞길이 바빠 무심코 툭 치고 가고
녀석은 입만 빼죽 내밀고 아무 말 못 하고 누워있는데
말을 할 줄 알았더라면 된통 짜증을 내지 않았을까
마냥 지나가면 다행인 것을
어린아이 하나 난생처음 보는 갈치가 그저 신기해
꼬리를 이리저리 잡아당기다 기어코 혼나고야 마네
돈 한 푼 두 푼 아껴 반찬거리 사려던 아이 엄마는
아이의 손 끝에 꼬리가 헝클어진 갈치 한 마리를 집어 들고
군소리 않고 돈을 건넨다
아이는 몰랐겠지
세상 모든 것에 값이 매겨진 것을
그래서 함부로 만졌다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아직은 철이라는 걸 모를 아이는
검은 봉지 위 빼죽 나온 갈치 꼬리 부여잡고 집으로 향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