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약간의 누린내와 쇠냄새 그리고 열기
묵직한 기계음이 울리면 코팅용지를 집어든다
꽃을 간직한다는 건 가끔은
마음뿐만 아니라 눈에도 새기고 싶은 거라
약간은 욕심을 부려본다
비쩍 마르지도 마냥 생생하지도 않은 꽃잎
어쩔 땐 땅에 떨어진 걸 줍기도
어쩔 땐 욕심이 나서 꽃대에서 따기도 하는 것
계절은 멈춰있지 않아 저마다의 계절에 피어나는 것들을
한데 모아두고서 마냥 바라보다 아쉬운 마음을 놓기 힘들어
투명한 코팅용지 사이 계절을 밀어 넣는다
110°C의 열기 속 꽃잎은 갓 태어난 듯 웅크리다
밀려 나오는 코팅용지 속 힘겨운 기지개를 켠다
마냥 웅크리지도 마냥 기지개를 켜지도 않은 모양새
계절에 욕심이라는 것을 부린다면 이런 모양새가 아닐까
흐물거리던 코팅용지는 어느새 빳빳해져
또 하나의 계절을 가둬둔다